[Y인사이트]볼트 혁신 디자인 '500년 고정관념' 뒤집은 볼츠원
2024-06-23 신일범 프로
-볼츠원은 언제 설립된 회사입니까?
"2020년에 설립됐습니다. 아주 단순한 기술이지만 특허 라이선스가 매우 중요해서 2년여 동안 전세계 49개국에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이미 등록이 됐고 나머지 국가에서도 올해 대부분 등록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볼츠원 설립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미대에서 조각을 전공했습니다. 조각가로서 개인전도 해봤고 인체 조각의 경험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업체에서 캐릭터 모델링 같은 일도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볼트에 관심을 갖고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주력 품목은 무엇입니까?
"물론 볼트입니다. 볼트는 머리부와 나사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나사부에도 풀림 방지를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라이선스가 다 풀린 상황입니다. 그런데 뿌리 산업이 척박한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가격경쟁에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기술은 머리부와 관련된 원천 기술이기 때문에 라이선스를 강력하게 걸어 두었습니다. 자신감을 갖고 양산 기술을 개발했고 공인 성적을 내고 확인을 거쳐 작년 말부터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머리부가 기존 볼트와 어떻게 다른가요?
"볼트라는 것은 토크를 전달해서 스크류를 돌려 체결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머리부나 공구나 볼트 머리는 두 종류밖에 없습니다. 첫 번째는 공구로 볼트 머리 전체를 감싸서 돌리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볼트 머리에 홈을 파고 공구를 감싸는 방식입니다. 두 번째 방식이 가장 흔한 필립스 십자 같은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이외에 예외적인 경우는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것을 파괴했습니다. 특허 명칭이 ‘개구부가 구비된 볼트’인데 볼트 머리부터 안쪽으로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머리부가 얇아 보입니다.
"기존 볼트에 비해 거의 75%, 4분의 1로 줄였습니다. 무게는 사이즈가 큰 것과 작은 것에 차이가 조금 있지만, 평균적으로 40% 이상 줄어듭니다. 현대자동차, LG에너지솔루션 같은 회사에 제품을 소개해보니 볼트 머리가 튀어나오면 부딪힘으로 인해 파손의 염려가 있다거나 자동차 내부의 비좁은 공간에 볼트 머리 때문에 작업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우리 제품은 괜찮겠다며 우수성을 인정해주었습니다. 우리 제품이 유일하게 판매된 곳이 드론 업체인데 그곳에서도 공기 저항이 줄어든다며 만족해했습니다.-기존 제품의 경우, 머리를 두껍게 만든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힘 있게 토크를 전달해서 견고하게 조여야 하기 때문입니다.-그러면 이렇게 얇게 만들어도 토크 전달이 제대로 전달되나요?
"공구를 머리부에 넣어보면 나사부까지 들어갑니다. 그래서 토크 전달은 강하게 되면서도 무게와 부피가 대폭 줄어드는 것입니다.-이 구조로 특허를 내신 것인데, 그동안 이런 생각을 아무도 못했다는 것이네요.
"그렇습니다. 고정관념인 거예요. 많은 분들이 항상 도면을 기준으로 생각을 합니다. 우리 제품을 종단면의 도면으로 보면 성립이 안됩니다.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죠. 그런데 입체적으로 보면 성립이 돼요. 저는 미술를 전공하고 입체를 다루고 3D 작업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제 아이디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뛰어 들게 되었고 특허를 출원한 것입니다.-머리부의 크기도 작고 무게도 가벼운데 같은 힘을 줘도 조이고 푸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이 제품의 약점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인장하중 테스트라고 공인 성적을 낼 때 머리부와 나사부 양쪽을 잡아서 끊어질 때까지 당기는 파단 테스트를 하는데 우리 제품은 기존 제품의 약 80% 정도가 됩니다. 머리부의 단면적 때문입니다. 무게와 부피를 대폭 줄이다보니 인장하중은 큰 것은 80%, 아주 작은 것은 7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자동차의 동력이나 하중을 어마어마하게 견뎌야 하는 곳에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테스트 중에 하나는 머리부 파단 토크라고 공구를 채워서 머리가 끊어질 때까지 힘을 줘서 돌리는 테스트가 있는데 이 부분은 우리 제품이 기존 제품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나사부까지 구멍이 뚫려 있어서 공구가 머리부와 나사부를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크 전달이 잘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볼트는 풀림 방지가 이슈입니다. 그래서 록타이트라는 접착제를 미리 바르고 체결합니다. 그런데 우리 제품은 안쪽 나사산이 상대물의 나사산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체결이 끝난 후에 삽입구로 로타이트를 부으면 같은 효과낼 수 있습니다."-앞으로 사업은 어떻게 진행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처음에는 이 기술로 특허를 냈고 기술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볼트 업체들과 상생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제품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해서 로열티 없이도 라이선스를 공유하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제품이 좋은 것은 알겠지만, 변화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직접 생산을 하고 마케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열심히 소개하고 있습니다."-마케팅이나 영업 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우리 기술을 소개하면 대략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첫째, 볼트는 무조건 싸야 한다는 반응입니다. 흔한 볼트일수록 더욱 싼데 특수 볼트도 아닌 우리 제품은 싸지 않을 것이니까 쓰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정반대의 반응도 있습니다. 가구든, 가전이든, 자동차든 볼트가 안들어가는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완제품을 생각하면 전체에서 볼트가 차지하는 비용은 아주 미미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기능이나 효과가 좋다면 안쓸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는 반응입니다."-가격은 어느 정도입니까?
"가장 싼 볼트 기준으로 M8 기존 제품이 50원이라면 우리 제품은 60원 정도입니다만, 종류별로 경우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제품은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싸게 판매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완제품에 들어가는 볼트를 다 바꾸면 어떻게 좋아지는지 예를 들어봐 주시면?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팩의 경우, 8mm 지름의 볼트가 150개 정도 들어 간다고 합니다. 우리 제품의 무게가 50% 정도 가볍다고 봤을 때, 150개를 계산하면 1.5kg 정도의 무게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다 슬림해지는 효과도 있지요."-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자금은 얼마나 필요합니까?
"지금 공장이 너무 작은 규모여서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1000평 정도의 공장을 갖추려면 100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지금까지 투자를 받은 적이 있는지, 앞으로 언제쯤 투자 라운드를 계획하고 계신지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4년 동안 투자를 받지 않고, 제 개인 자금과 혁신제품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운영해 왔습니다. 향후 투자 유치 일정 관련해서 구체적인 시기를 말씀 드리기 어렵지만, 기술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 유치와 동시에 기술 홍보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신규 공장을 계획 중이신데, 매출은 언제쯤 가시화될 것 같습니까?
"공장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훌륭한 기술자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양산 기술을 개발한 개인사업자의 공장을 인수할 계획입니다. 그 사장님을 기술 이사로 모시고, 기존 볼트 납품 매출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는 저희 독자 기술을 통한 매출을 올리고자 합니다."-차량 한 대에 M8 사이즈 볼트가 얼마나 들어갑니까?
"GM 대우 스파크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M6, M8 같은 작은 볼트가 1만 개 정도 들어가는데 우리 제품으로 교체하면 거의 18kg 정도의 무게가 줄어듭니다. 작은 볼트만으로도 상당한 무게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그러면 1만 개 볼트를 공급할 경우 매출은 어떻게 되나요?
"정확한 매출 계산은 하지 않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기존 볼트를 모두 교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순차적으로 바꿔나가면 기능의 편리성과 우수성 때문에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매출은 안정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볼트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또 국내 1위 업체의 매출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국내 볼트 시장은 연 5조원 정도이고 세계 시장은 100조원 규모입니다. 그리고 현재 1등 볼트 업체의 연매출은 약 1,500억 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볼츠원의 매출 목표는 어떻게 됩니까?
"우리 기술의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최소 3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대담 : 한주엽 전문기자
정리 : 손영준 에디터
촬영 편집 : 신일범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