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뉴진스' 사태 "엄정 조치" 후폭풍...결국 또 '사과'

크래프톤와 어도어, 아티스트 보호를 위한 긴급 조치 발표  사전 고지없이 판매 후 제한?....이용자들 '분통' 미성년 의상이 문제라면 '배틀그라운드'는 애당초 폭력성 총싸움 게임   부적절 활용, 크래프톤 예상못했다?...가수 '에일리' 사례 있어 이용자들, 의상 환복 제한되면 환불하겠다  크래프톤, 명확한 내용없는 방침에 사과문 공지

2024-06-21     김성진 기자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비롯된 '뉴진스' 성희롱 사태에 대해 "엄정 대응" 방침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가 이용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사과문을 공지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섣부른 조치에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을 더 키운 형국이다. 지난 20일 크래프톤은 일부 이용자들이 '뉴진스' 아이템을 구매 후 다소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자, '아티스트 보호를 위한 조치'를 공식 카페에 공지했다. '뉴진스' 아이템을 이용한 부적절한 콘텐츠 대응 방안으로, 컬래버레이션의 취지와 다르게 활용하는 이용자를 제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게임 이용자들은 알맹이 없는 방안과 규제 예고에 '환불'까지 거론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용자들은 크래프톤이 "부적절하게 활용할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태도를 받아 들이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과거 2021년 배우 마동석 스킨과 손흥민 스킨을, 지난해 2월에는 가수 에일리 스킨을 각각 아이템으로 판매한 바 있다. 당시에도 일부 이용자들이 게임 내 커스터마이즈 기능으로 해당 캐릭터 의상을 환복시키고 불쾌한 장면을 연출해 논란이 됐다.  크래프톤이 '뉴진스' 아이템을 부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선행 작업도 있었다. '뉴진스' 캐릭터를 환복시키기 위해 기본 의상을 제외하면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상태가 된다. 기존 캐릭터들은 속옷이 노출된다. 가수 에일리 캐릭터가 속옷만 입고 게임 내 전쟁터를 활보했던 원인이다. 이번에는 반팔과 반바지로 세팅해 놓은 상태였다. 즉, 크래프톤은 과거의 사례에서 문제의 가능성을 인지했고 '뉴진스'는 속옷이 아닌 반팔과 반바지로 이미 적용해 놓은 것이다. 따라서 크래프톤의 "이럴 줄 몰랐다"라는 자세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핫팬츠와 수영복 아이템이 문제라면 이러한 의상을 왜 지금까지 장시간 판매했냐는 의문도 있다.   커뮤니티에서 활동 중인 한 이용자는 "뉴진스의 미성년 멤버들을 고려했다면 처음부터 컬래버레이션을 하지 말아야 했다"며 "이 게임은 1인칭 슈팅 장르고, 게임 내 전쟁터에서 총과 수류탄, 화염병 등으로 상대방을 죽여야 한다"고 말하며, "폭력성의 수위가 높아 스팀 플랫폼에서 청소년불가등급을 받고 국내 15세 등급은 피의 색을 바꾸는 방식으로 심의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또 "미성년 수영복은 안되고 미성년 머리에 총을 쏘는 것은 괜찮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용자들은 크래프톤의 뚜렷한 내용없는 조치 방안에 대해 화가 난 모양새다. '배틀그라운드'는 오래 전부터 커스터마이즈 기능을 활용한 캐릭터 의상과 얼굴 교체가 일종의 재미로 자리잡혀 있다. 이용자들은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뉴진스' 아이템을 구매하면서 커스터마이즈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런데 갑자기 불건전한 2차 창작물이 우려되니 하지 말라는 상황이다. 사전 고지없이 판매하고, 사회적 이슈로 터진 후 비로소 제한하겠다는 말에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뉴진스
이용자들이 환불 등을 거론하며 항의하자, 크래프톤은 다시 사과문을 올렸다. 크래프톤은 "15세의 심의 규정을 준수하고 커스터마이즈에 대한 자율도를 존중하고 있다"며 "조치 관련해 상세 정보를 함께 공유드리지 않아 불편을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고 발표했다. 추가로 "최대한 이 제약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부적절함에 대한 기준이 주관적이라,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이 될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지를 진행해 혼란과 불편함을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이 취해야 할 행동은 커스터마이즈를 제한하는 게 아니라 문제가 되는 2차 콘텐츠를 삭제·고소하는 등의 대처"라며 "커스터마이즈는 재미의 큰 부분인데, 이번 조치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가 다 태우는 흐름이다.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자칫하면 게임 이용자들이 대거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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