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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5년 뒤에도 ‘현역’…3G는 17년만에 퇴출 '눈앞'

2030년 6G 상용화까지 LTE 효용 가치 지속될 수도

2024-06-28     이진 기자

3G 퇴출 논의가 시작됐다. 2007년 전국망 구축 기준으로 17년만의 일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3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4월말 기준으로 약 1%, 가입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은 월 평균 94MB다. 5G 가입자의 데이터 사용량이 월에 28.6GB쯤 되니 초라한 사용 실적이다.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의 효율적 사용 등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서비스 중단 논의를 할 때다.

반면에 LTE 서비스는 여전히 건재하다. 2011년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 후 13년이 흘렀지만, 한국 통신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다. 가입자 비율은 39.7%며, 알뜰폰 전체 가입자의 94%가 LTE를 쓴다. LTE는 3G와 달리 더 장시간 생명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3G 국내용 전락…미국‧싱가포르 등 나가면 해외로밍 안돼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통사 내부에서 3G 서비스 종료와 관련한 논의가 시작됐다. 서비스 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해 결단할 일이며, 무엇보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이통사 임의로 결정할 수 없지만, 가입자 수가 확 줄어든 사정을 생각할 때 지속 운영의 필요성이 낮다. 

통신업계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4월말 기준 무선통신가입자 현황 자료를 보면, 한국 3G 통신망 가입 회선 수는 63만2701개로 2023년 12월말(70만7645개)과 비교해 7만4844개 줄었다. 이통사별로는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29만294개, KT가 9만9598개, 알뜰폰이 24만2809개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5675만4897개) 중 차지하는 비율은 1.11% 수준이다. 

3G 사용자 수가 적다고 해서 무조건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지만, 갈수록 국내용 서비스로 한정되는 분위기다. 3G 가입자는 4월 미국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등 국가에서 해외로밍을 할 수 없다. 3G가 해당 국가에서 퇴출당한 영향이다.

과기정통부는 2011년 KT가 2G 서비스 종료를 신청했을 당시 가입 고객 중 1%보다 적을 경우 중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까지 중단 요청을 한 후 태도가 바뀌었다. 안정적인 망 운용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서비스를 중단했다. 3G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KTF(현 KT)와 SK텔레콤은 2007년 초 활발한 전국망 구축 속도전을 펼쳤고, 그로부터 17년만에 퇴출 논의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3G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있지만, 전체 가입자 비율이 1%에 거의 도달한 만큼 셧다운 검토가 시작될 수 있는 때라고 본다"며 "하지만 정부와 보조를 맞춰가야 하므로 이통사 단독으로 정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LTE 생명력도 17년? 5G 시너지로 더 길 것

2011년 상용화된 LTE 통신의 생명력은 3G보다 훨씬 길다. 3G의 전철에 따라 2028년쯤 서비스 종료를 검토해야 할 것 같지만, 5년 후에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륙별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가 최근 발표한 통신시장 전망 자료를 보면, 2029년 기준으로 글로벌 통신 서비스 가입자 중 5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트래픽 비중은 75%다. 2022년 발생한 트래픽 중 5G가 차지하는 비중이 17%인 것을 감안하면 7년 동안 58%포인트 늘어난다. 5G 비중이 높아진 만큼 LTE 종료 시점이 다가온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전 세계 이통사는 5G 통신망에 LTE를 섞어 쓴다. 5G에 사용하는 전파는 고주파 대역이라 휘어지는 '회절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상대적으로 잘 휘어지는 LTE를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에릭슨은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300개 이통사 중 50개가 5G 단독으로 서비스 제공 중이며, 다른 곳은 대부분 LTE와 5G를 결합한 형태를 사용한다. LTE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려면 5G 통신망을 더 촘촘히 깔아야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를 투입해야 하므로 수익 측면에서 부담이다. 

에릭슨은 2029년 북미와 서유럽의 5G 가입자 비중이 각가 90%, 8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해당 국가의 이통사들 역시 보조망으로 LTE를 사용한다. 5G와 LTE의 기술적 차이가 3G와 LTE 때처럼 그렇게 크지 않아 가능한 일이다.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대륙의 5G 전환 속도는 북미 등 다른 국가보다 더 느리다. 2029년 5G 단독망 가입자 비율은 50%, LTE 가입자 비율은 32%에 달할 전망이다. 

2030년 6G 상용화? 속도 조절해야

한국 정부는 2030년 6G 상용화를 목표로 글로벌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27일부터 28일까지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서 '차세대 네트워크(6G) 산업기술 개발 사업' 정보교류회를 열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는 6G 기술개발 사업이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고, 올해 총 27개 R&D 과제에 206억원 지원과 5년간 국비 3731억 700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은 6G 분야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6G 무선통신 ▲6G 모바일코어 ▲6G 유선네트워크 ▲6G 시스템 ▲6G 표준화 등 5대 분야 기술을 개발한다. 과기정통부는 정보교류회에 참석한 연구 책임자, 관련 전문가 등 160여명에게 2026년 Pre-6G 기술 시연, 6G 국제표준특허 30% 확보 등을 주문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는 세계 최고 혁신기술 확보를 통한 6G 통신 강국이 될 수 있도록 6G 연구개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다"며 "2026년 Pre-6G 시연을 포함해 기업·대학 등 연구 현장과 긴밀히 소통해 세계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신업계는 과거 펼쳤던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통신 서비스를 상용화 하는 것보다 내실 있는 통신망 구축과 서비스 경쟁 환경 구축이 본원의 통신 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성에서 나온 말이다. 

이통사와

한국은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를 상용화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1등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상용화 시기를 앞당겼는데, 한국이 기습 개통식을 통해 최초 개통국 타이틀을 가져왔다. 1위 타이틀은 득보다 실이 더 컸다. 상용화 후 국내 5G 가입자가 늘어났지만, 정작 통신 품질은 기대 이하였다. 5G가 터지지 않는 곳에서는 LTE를 사용해야 했지만 사용료는 5G 비용을 내야했다. 불만인 소비자는 결국 법적 소송을 벌였고, 다툼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문가들은 통신 방식을 새로운 세대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제공하던 서비스의 고도화를 통해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국제적 위상을 고려한 6G 기술 개발은 환영하지만, 빠른 개통을 통한 확산에 집중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2030년 6G 상용화를 위한 정부 움직임에 대해 "통신망을 촘촘히 깔려면 막대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데, 유럽 이통사들의 경우 새로운 통신방식 적용보다 기존 투자비에 대한 자본 회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라는 지위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실있는 통신 서비스 제공을 통한 비즈니스 동력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alfie@bestwaters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