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 회장 “EUV 공정 줄어들 ALD 기술 개발”
반도체 구조, 2D에서 3D로 변화 전망
3D 형태 구현 위해서는 신소재 적용 필요
2024-07-06 노태민 기자
"주성은 25년 전부터 단독주택(2D 반도체)이 아닌 아파트(3D 반도체)를 짓자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트랜지스터 채널을 단결정 실리콘 아닌 (다른 소재를 적용하면) 집(트랜지스터) 위에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필요했던 것은 12인치 웨이퍼에 최대한 집(트랜지스터)을 많이 짓기 위해서인데, 아파트(3D 반도체)를 만들게 되면 집(트랜지스터)을 넓은 간격으로 지을 수 있습니다."
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주성엔지니어링 기업설명회에서 황철주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대표적인 1세대 반도체 장비회사다. 원자층증착(ALD) 기술 기반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장비를 만든다.
황 회장은 앞으로 반도체가 트랜지스터를 적층하는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D램과 비메모리에서 성능 향상을 위해 미세화를 꾀하던 방식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D램과 비메모리도 낸드처럼 트랜지스터를 적층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황 회장은 이에 따라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이 줄어드는 ALD 장비 기술 개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트랜지스터를 적층하게 되면, 미세화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세대 D램인 3D D램 양산에는 EUV 장비가 아닌 심자외선(DUV) 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LD 장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은 앞으로 3D 형태의 반도체 구현을 위해 ALD 공정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황 회장은 3-5족 반도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3-5족 반도체는 실리콘 위에 3-5족 소재를 적층하는 형태로 구현된다. 이때 3-5족 소재를 증착하는데, ALD 장비가 쓰인다.
4F 스퀘어 D램이나 3D D램 등에서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채널 소재 IGZO 증착을 위해서도 ALD 장비가 필요하다. IGZO는 인듐(In)·갈륨(Ga)·산화아연(ZnO)으로 구성된 금속 산화물 소재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11월 회사 분할을 앞두고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을 주성홀딩스(존속회사)와 주성엔지니어링(신설회사)으로 인적분할하고, 주성홀딩스에서 물적분할한 주성룩스를 신설하는 형태다.
인적분할시 존속되는 주성홀딩스는 자회사 관리 및 신규투자 등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한다. 신설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장비 관련 R&D와 제조, 판매를 담당한다.
인적분할 비율은 분할존속회사(주성홀딩스) 0.6506550 대 분할신설회사(주성엔지니어링) 0.3493450이다. 분할 기일은 11월1일이다. 주성 측은 오는 10월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이같은 인적 분할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주총을 통과한 이후에는 오는 12월 6일을 기점으로 주성홀딩스는 코스닥에 변경 상장되고, 신설되는 주성엔지니어링은 재상장될 예정이다. 주성홀딩스는 황 회장이, 주성엔지니어링은 황은석 사장이 맡을 예정이다.
황 회장은 주성이 보유한 장비 포트폴리오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는 모든 산업의 기초"라며 "반도체를 개발하면 디스플레이, 태양광 기술까지 동시에 개발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성은 16개의 장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회사를 분할하게 되면) 연구개발비가 3분의 1로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tmnoh@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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