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텍, LG엔솔 파일럿 7라인 진입 실패
패키징 양산 장비 첫 공급 내년으로 밀릴 듯
2024-07-08 이수환 전문기자
케이씨텍이 LG에너지솔루션 양산라인 문턱을 못 넘고 있다. 지난해 9월 패키징 장비 인증(퀄) 이후 대전 기술연구원에 연구‧개발(R&D) 장비를 한 대 공급한 이후 양산용 장비 발주를(PO) 받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 감소로 하반기 투자 위축이 불가피한 가운데 대규모 장비 공급은 내년으로 밀리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씨텍은 LG에너지솔루션 오창 공장 파일럿 7라인 패키징 장비 공급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기존 파일럿 1~6라인에 추가로 마련되는 생산 라인이다. 오는 10월 완공 예정이다.
당초 케이씨텍을 포함한 신규 협력사 대상으로 첨단 스마트팩토리 개념과 기술 검증이 이뤄질 계획이었다. 그런데 투자비를 줄이기 위해 중국 난징의 빈강 공장에 있는 파우치형 배터리 일부 조립공정 장비를 이전해 설치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대신 전해액 주입후 불필요한 가스를 빼내는 디개싱(Degassing)을 비롯해 일부 장비는 기존 협력사에 새로 발주했다. 패키징 장비 단가가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패키징(Packaging) 공정은 양극, 음극, 분리막 등 배터리 내부 소재와 파우치 필름을 결합해 밀봉하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 양‧음극 탭(Tab)을 이어 붙이는 탭 웰딩(Tab Welding) 장비와 같이 공급된다. 이 두 장비를 더한 가격은 100억원대 내외로 알려져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패키징 장비 공급은 시스템알앤디가 도맡았다.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PRI) 통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그러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케이씨텍이 LG에너지솔루션과 직거래를 텄다. 장비 조달처 다변화로 원가절감과 기술 경쟁을 붙이겠다는 의도였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에너지솔루션-현대차그룹 북미 배터리 공장 합작사인 HL-GA에 탑엔지니어링이 처음으로 장비 발주를 받은 게 대표적 사례다.
케이씨텍 입장에서는 아쉽게 됐다. 대전 기술연구소 이후 오창 파일럿 7라인에 장비를 추가 공급하고, 곧바로 양산용 장비 수주를 기대했으나 당분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그룹을 제외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다른 완성차 기업과의 합작사 장비 발주를 미루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신규 협력사 검증 부담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추가 발굴한 장비 협력사의 기술 검증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면서 "LG전자 PRI 협력사를 활용하는 방안이 '플랜B'로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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