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테스나 ‘종합 OSAT’ 밑그림 나왔다
범핑 역량 확보…반도체 기업 투자 확대
2024-07-12 노태민 기자
두산그룹이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종합 패키지·테스트(OSAT) 기업으로 육성한다. 업계에서는 두산테스나가 후공정 턴키 서비스 구축을 위해 직접적인 시설투자(CAPEX)보다 후공정 기업 M&A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웨이퍼 테스트→패키지→패키지 테스트에 이르는 과정을 후공정 턴키 서비스라고 부른다.
두산그룹은 지난 11일 사업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룹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청정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첨단소재 부문은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그룹 내 반도체와 휴대전화,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자소재 생산 등 첨단소재 사업이 포함된다.
두산은 사업 구조 개편안을 통해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종합 OSAT'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패키지 역량까지 확보해 테스트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두산테스나가 종합 OSAT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범핑 공정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1월 후공정 기업 엔지온을 인수했으나, 엔지온은 백그라인딩, 쏘잉, 리콘 공정 등 일부 공정 연량만 갖추고 있다. 후공정 턴키 서비스 구축을 위해선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후공정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두산테스나를 인수한 후, 국내 S사, N사 등 범핑 역량을 갖춘 후공정 기업 인수를 검토했었다"며 "이견이 있어 이런 계획이 무산됐는데, 두산그룹은 지금도 국내·외 OSAT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현재, 컨벤셔널 패키지 역량 확보를 최우선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회사의 주요 매출처 중 하나인 CMOS이미지센서(CIS)부터 턴키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테스트 사업을 선제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SiC반도체는 차세대 전력반도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DB하이텍이 SiC 반도체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두산그룹은 후공정 외에도 다양한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두산이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팹리스 기업부터 후공정 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지난해에는 디자인하우스(세미파이브), 올해는 팹리스(유니컨)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는데, 이 2개 투자가 두산테스나와의 사업 시너지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테스나는 신사업 외에도 기존 사업 투자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앞서 시스템온칩(SoC) 테스트를 위한 테러다인의 '울트라 플렉스(UltraFLEX)+' 장비 구매를 진행했고, 지난 4일에는 경기 평택시 브레인시티 일반산업단지 내에 '평택 제2공장'을 건설한다고 4일 발표하기도 했다. 두산테스나는 이 부지에 2200억원을 투자해 1만5870㎡ 규모의 공장과 클린룸을 건설한다. 연내 착공해 2027년 상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평택 제2공장에서는 주로 CIS, 고성능 SoC 등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공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