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셈, 차세대 하이브리드본딩용 HBM 장비 SK하이닉스에 공급
이르면 2025년 하반기부터 대규모 수주 가능성
2024-07-16 한주엽 전문기자
반도체 패키지 후공정 장비 전문업체 제너셈이 SK하이닉스의 차세대 하이브리드본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위한 핵심 장비를 공급했다.
하이브리드본딩 전에 필수로 이뤄져야 하는 공정을 맡고 있는데다 수율에 영향을 미치는 장비인 만큼 향후 다량의 추가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너셈 매출에서 해당 장비군이 차지하는 비중도 클 것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제너셈은 최근 하이브리드본딩 공정용 HBM 핵심 장비 2종을 SK하이닉스에 공급했다. 해당 장비는 하이브리드본딩 공정을 시험하는 파일럿 팹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HBM 생산 공정을 하이브리드본딩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따라서 내년 하반기 제너셈이 관련 장비를 대규모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현재의 범프(bump)를 활용하는 방식이나 구리(Cu) 소재 기둥(Pillar)을 세우고 그 위로 범프를 배치하는 방식과는 달리 Cu와 Cu 패드를 직접 맞닿게 만드는 궁극 진화형 패키지 기술이다. 업계에선 하이브리드 본딩을 'Cu to Cu 본딩'이나 '다이렉트 본딩' 등의 기술명으로도 부르고 있다. Cu 패드를 직접 맞닿게 만들기 때문에 범프나 Cu 기둥 범프를 활용했을 때와 비교해 적층 칩 높이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데이터 전송량을 늘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너셈이 하이브리드본딩 공정용으로 만들어 SK하이닉스에 공급한 장비는 크게 2종이다. 첫 번째는 칩 다이(Die) 이송(Transfer) 장비다. 하이브리드본딩 공정이 행해지기 전에 이뤄지는 이른바 전처리 공정을 맡는다. 이 장비는 절단된 메모리 칩 다이 중 불량을 제외한 칩(굿 다이)을 새로운 웨이퍼 프레임 링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칩 다이가 절단되는 과정에서 달라 붙은 미세먼지(Particle)가 이렇게 옮기는 와중에 제거된다. 하이브리드본딩 본 공정에 세정 과정이 있긴 하지만, 사전에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때문에 수율을 높이는 데에도 큰 영향을 주는 장비로 평가받는다.
두 번째 장비는 진공 마운터(Vacuum Mounter)다. 이 장비는 캐리어에서 웨이퍼를 떼어낼 때 활용되는 필름을 진공 챔버 내 압력으로 부착하는 역할을 한다. 기존에 제너셈이 SK하이닉스에 공급한 필름 마운터는 롤러를 활용했다. 진공 상태에서 압력으로 필름을 부착하는 덕에 변형에 대한 실시간 측정과 제어가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 투자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해당 장비군은 본딩 장비 못지 않은 수량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간 기준으로 수십여대, 수백억원대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에 공급한 HBM 관련 장비 매출을 포함, 기존 전자파간섭(EMI) 차폐, 쏘 싱귤레이션 장비 판매 호조로 올해 제너셈 매출이 7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전망대로 매출이 나온다면 전년 대비 20% 초중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제너셈의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60% 가량 성장한 300억원 후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