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코, 2년 넘게 두드린 LG엔솔에 첫 배터리 장비 공급

'탠덤 싱글 롤프레스' 대상...후속 장비 발주는 시간 걸릴 듯

2024-08-01     이수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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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코가 LG에너지솔루션에 신형 배터리 장비를 공급한다. 배터리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용 장비다. 그간 맡아왔던 물류가 아닌 전극과 같은 핵심공정 장비를 처음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바코는 LG에너지솔루션이 사용할 롤프레스와 슬리터 장비 수주했다. 롤프레스와 슬리터 장비가 대상이다. 구체적인 수주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100억원 내외 수준으로 추정된다. 오창 공장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 라인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주는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1년 이상 평가 작업을 반복해서 거쳤다. 당초 지난해 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테스트 기간이 길어졌다. 아바코 관계자는 "고객사 입장에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고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량 수주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장비 수주를 받아도 내부에서 양산 검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코터-롤프레스(압연)-슬리터(절단)' 순서로 이뤄진다. 코터는 양극에 알루미늄박, 음극의 경우 동박에 활물질을 발라 배터리 기초 소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빠른 속도로 롤투롤(R2R:Roll to Roll)이 이뤄진다. 150℃ 이상의 고온으로 건조 과정을 거친다. 장비 길이만 100미터에 달한다. 롤프레스 장비는 양‧음극 활물질을 집전체(구리, 알루미늄)에 잘 붙을 수 있게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 아바코는 '싱글 롤프레스(single roll-press)' 기술을 도입했다. 일반적으로 롤프레스는 두 개의 큰 금속 롤러를 이용해 활물질과 집전체를 눌러준다. 일정한 두께와 폭을 유지하면서 활물질을 안정적으로 붙일 수 있어야 한다. 싱글 롤프레스는 롤러를 1개만 사용해 속도를 높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낮췄다. LG에너지솔루션의 요구로 탠덤 기술을 덧붙인 것도 특징이다. 탠덤 롤프레스는 코팅된 전극을 연속해서 두 번 눌러주는 개념이다. 전극 두께를 줄이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당초 아바코의 전극공정 장비는 차세대 제품인 4680 규격(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 속도도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파우치형 배터리 중심으로 혼다, 스텔란티스 등의 합작사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나, 자체 공장은 발주가 거의 없다. 업계 전문가는 "일 년 내내 장비 테스트를 거친 이유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 투자 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아바코가 대량 수주를 받기 위해서는 투자가 재개되는 연말이나 내년 초에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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