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게임 무료화 전략...이용자 확보에 '총력'
최근 '쓰론 앤 리버티'와 '아이온 클래식' 등 BM 모델 변경
정액제를 부분유료화로, 부분유료화는 사실상 무료 게임으로 단계적 하락
고인물에 고액 과금을 유도했던 것과 정반대 정책
이용자 모집을 최우선 방침으로 전환...경쟁력 재고와 시장 포지션 유지
BM 모델의 수정에 따른 매출 하락은 필연...신작 '호연'이 관건
2024-08-01 김성진 기자
엔씨소프트가 게임 과금 방식을 사실상 무료로 전환하고 있다. '아이온 클래식', '쓰론 앤 리버티' 등 자사의 주요 게임이 대상이다. 가벼운 형태의 부분유료화다. 이용자들은 반드시 과금을 하지 않아도 메인 플레이에 문제가 없다. 정액제는 없애고 부분유료화로 게이머 부담을 크게 줄인다. 당장의 매출보다 이용자 확보에 우선 순위를 두는 전략이다.
엔씨소프트는 31일 '아이온 클래식'을 8월 내 무료 접속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지난 2020년 '아이온'의 초기 콘텐츠를 중심으로 출시된 별도 서버다. '아이온 클래식'은 '아이온'과 다르다. '아이온 클래식'은 당시 월정액으로 시작됐고 PC방 점유율 6위까지 오르는 등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무료 접속이 시행되면 게임 이용자들은 매달 결제할 필요가 없다. 부분유료화로 전환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최근 엔씨소프트의 정책으로 볼 때 무거운 과금 유도는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쓰론 앤 리버티'는 패스 아이템을 게임 재화로 구매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부분유료화로 시작됐고 반드시 현금으로 구매해야 하는 아이템이 있었으나 방침을 바꿨다. 게임 내 모든 아이템 등은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적지 않은 변화다. MMORPG의 경제 구조와 생태계를 처음부터 다시 짜야하는 대수술이다. 엔씨소프트는 '쓰론 앤 리버티'의 초기 성과가 미미한 점을 인정하고 시장 트렌드에 맞춰 시스템 역시 전면 개편했다.
변화는 엔씨소프트의 핵심 타이틀 '리니지M'까지 이어진다. '리니지M'은 리부트 서버를 추가하는 등 대대적 변화로 양대 마켓 매출 1위로 올라섰다. 리부트 서버는 신규 이용자에게 특화된 독립 월드다. '리니지M'은 서비스 7년이 넘어가는 게임이다. 이로 인해 주류는 고인물 이용자들이다. 게임 시스템 또한 초보 이용자들이 함께 어울리기 힘든 구조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는 적지 않은 금액을 결제해야 엇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이와 달리 리부트 서버는 신규 이용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빠른 성장을 지원한다. 과금을 전혀 하지 않아도 캐릭터 성장에 무리가 없다. 캐릭터 최고 레벨인 50레벨까지 무탈한 진행이 가능하다. 엔씨소프트의 목적은 신규 이용자들을 빠르게 키워 기존 이용자들의 그룹에 합류시키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의 과금 정책의 전환은 몇 가지로 요인으로 분석된다. 먼저 국내 MMORPG 시장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MMORPG의 수는 증가됐고 올해는 다수의 작품이 출시됐다. 추가로 하반기와 내년에 예정된 타 MMORPG까지 있다. 더욱이 시장은 확대되는 게 아니라 나눠먹기 경향을 보이고 있다. 향후 신작 MMORPG들은 부담없는 과금을 표방 중이다.
또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다. 부분유료화 구조는 해외 게임사들도 차용하는 모델이나 결이 다르다. 보통 해외 게임업체들은 아이템과 게임 재화를 직접적인 결제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플레이를 더욱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성격을 가진다. 장르에 따라 콘텐츠를 판매하는 경우 역시 많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통용되던 비지니스 모델(BM)은 해외 이용자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결국 엔씨소프트의 과금 정책 전환은 이용자들을 다시 결집시키고 신규 회원을 최대한 모집하려는 포석이다. 동시에 글로벌 기준으로 요금체제를 정비하고 해외 시장까지 노리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쓰론 앤 리버티'는 아미존게임즈에서 서비스되며 국내 버전과 동일한 과금 방식을 가진다. '쓰론 앤 리버티'는 지난달 스팀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동시접속자 5만명을 넘기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스팀의 MMORPG 가운데 1위의 기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책 전환이 신작 '호연'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다. 게임의 비지니스 모델이 변경되면 개별 매출 전망치가 당초와 달리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메우는 작업은 고스란히 신작의 어깨로 올려진다는 분석이다. '호연'은 오는 28일 출시되며 '쓰론 앤 리버티'의 해외 출시는 다음달 17일로 예정돼 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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