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게임즈, 일본 미국 등 해외서 잇딴 흥행 비결은?
'블루 아카이브'로 국내 서브컬처 장르 대중화...일본까지 '흥행 질주'
'퍼스트 디센던트' 북미시장 개척...탈 아시아 개발력 가능성 ↑
개발력에 향상 위해 되레 투자 늘려...타 게임사들과 다른 행보
'던파' IP 활용한 차기작 등 개발 프로젝트 3종에 매진
2024-08-19 김성진 기자
넥슨게임즈가 주목 받고 있다. 올해 서브컬처 장르 '블루 아카이브'와 '퍼스트 디센던트'로 잇따라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비주류였던 장르들을 넥슨게임즈가 대중화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넥슨게임즈는 넥슨의 개발 자회사이다. 넥슨 자체 내부 개발팀과 달리 독립된 법인회사이며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넥슨게임즈의 실적은 곧바로 모회사 넥슨에 반영된다. 향후 넥슨의 전망에서 넥슨게임즈 프로젝트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다. 특히 '퍼스트 디센던트'의 주요 성과는 넥슨의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먼저 '블루 아카이브'는 국내에서 쉽지 않은 서브컬처를 지향한다. 근래 들어 국내 게임계의 주류 장르로 떠올랐으나 개발 초기 단계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서브컬처는 마니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과 깊이 있는 캐릭터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다. 원류는 일본 게임시장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만화 왕국으로 서브컬처가 자리 잡혀 있는 지역이다. 타국의 개발사가 진출하기에 어려운 시장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달 23일 3.5주년 대규모 업데이트가 적용됐다. 하루만에 일본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이후 5일 동안 최고 매출 순위 3위권을 유지했다. 29일에 다시 1위를 차지하며 정상에 올랐다. 일본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마찬가지다.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했다. 국·내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흔치 않은 사례다. 이 게임은 2021년에 출시된 작품이다. 지난해에는 네 차례나 1위에 오른 바 있다.
비결은 새롭게 선보인 신규 캐릭터가 인기를 끈 덕분이다. 이번 캐릭터는 서비스 N주년 또는 N.5주년 업데이트 기간 동안에만 수집할 수 있는 한정 캐릭터다. 기회를 놓치면 6개월을 기다려야 얻을 수 있다. 관련 라이브 방송은 시청자가 약 13만명이 넘었다. 일본 X 실시간 트렌드에서 '블루 아카이브'가 1위를 기록하는 등 이슈가 됐다.
넥슨게임즈는 8월부터 일본 대형 서점 체인 츠타야(TSUTAYA),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 등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다. 오는 30일에는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 지역에서 팝업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넥슨게임즈의 다른 프로젝트 '퍼스트 디센던트는' 서구권 시장을 겨냥한 작품이다. 루트슈터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장르를 표방한다. 지난 7월 2일 스팀을 통해 글로벌 출시됐다.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22만명을 돌파하고 최다 플레이 게임 5위에 올랐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벨기에를 비롯한 북미, 유럽 지역 등에서 최다 매출 게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것은 콘솔 플랫폼을 제외한 지표다. 합산하면 스팀의 내용과 비교해 두배가 넘는다. 국내 게임사의 순수 개발력으로 북미 시장에서 통용되는 모습은 극히 드문 현상이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거의 주 단위로 핫픽스 패치가 이뤄지고 있다. 핫픽스를 통해 이용자가 요청한 개선 사항을 빠르게 게임에 반영하고 개선한다.
넥슨게임즈와 넥슨 내부는 자체 개발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상황이다. 재무적 성과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루트슈터 장르는 롤플레잉와 슈팅 시스템에 대해 완전히 파악하고 이해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개발 난이도가 높다. '블루 아카이브' 또한 서브컬처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이 필수다. 넥슨게임즈의 팀은 개발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 여러 간접 경험과 자료를 모으며 연구했다. 결국 게임사는 노력을 통한 개발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소리다.
향후 넥슨게임즈의 라인업은 총 3종이다. 넥슨의 ‘야생의 땅: 듀랑고’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DX'와 '던전앤파이터' IP 기반의 오픈월드 액션 롤플레잉 '프로젝트 DW', 서브컬처 신작 '프로젝트 RX' 등이다. 서브컬처 프로젝트는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한 김용하 PD가 총괄을 맡았다.
한 개발사 대표는 "다수의 중견 게임사들이 '블루 아카이브'를 교과서 삼아 배우고 연구한다"며 "서브컬처 장르를 대중적으로 올렸을 뿐 아니라 과금모델에서도 많은 참고가 된다"고 말하며 "넥슨게임즈는 침체된 시장에서 오히려 투자를 늘리며 연구·개발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 "국내 게임사는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을 전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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