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미국 GPUaaS(GPU as a Serive) 기업 '람다(Lambda)'와 손잡고 12월 서울에 'AI 데이터센터'를 연다. 람다가 보유한 엔비디아 GPU 자원을 SK브로드밴드의 서울 가산 데이터센터에 전진 배치한다. SKT는 AI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GPU를 3년 이내에 수천대 이상 늘린다.

SK텔레콤은 람다와 AI 클라우드 공동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양사는 안정적인 GPU 공급을 바탕으로 한 GPUaaS 사업 확대, 람다의 한국 리전(Region) 설립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략적 협업에 나선다.

2012년 AI 엔지니어가 설립한 람다는 엔비디아(NVIDIA)로부터 최신 GPU를 공급 받아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GPUaaS 기업이다. 람다의 고객사로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람다의 2월 기준 회사 가치는 15억달러(2조2억5000만원)다. 3억20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SKT는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대표 기업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Smart Global Holdings)'에 최대 규모의 투자(2억달러)를 단행했고, 람다와의 글로벌 협력으로 GPUaaS 경쟁력까지 높인다. AI 인프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SKT와 람다는 12월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기존 SK브로드밴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GPU H100을 배치한다. 3년 안에 GPU를 수천대 이상으로 늘리고, 최신 GPU 모델인 H200을 조기 도입한다. 가산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엔비디아 단일 GPU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을 확충한다.

SK브로드밴드는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살려 고밀도 GPU 서버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데이터 코로케이션(데이터센터 전문기업이 전산실 등의 공간을 임대하고, 고객 장비를 위탁 관리·운영하는 서비스)' 환경을 제공한다. GPU 서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가산 데이터센터의 랙 당 전력밀도를 국내 최고 수준인 44kW로 구현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데이터센터 랙 당 평균 전력밀도인 4.8kW의 약 9배에 달한다.

12월 문을 여는 람다 AI 데이터센터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며, 람다의 한국 리전도 오픈한다. 람다 GPU 기반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의 데이터는 한국 리전에 저장된다.

SKT는 람다 GPU 자원을 기반으로 구독형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GPUaaS를 12월 출시한다. GPUaaS는 기업고객이 AI 서비스 개발이나 활용에 필요한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클라우드를 통해 가상 환경에서 자원을 빌려 쓰는 서비스다.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높은 GPU를 직접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대기업이나 중소·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사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GPUaaS 시장 규모는 2024년 43억1000만달러에서 2032년 498억4000만달러로 성장한다. 연평균 성장률은 35.8%에 달한다.
 
스티븐 발라반 람다 CEO 겸 창업자는 "람다와 SKT는 GPU 컴퓨팅 자원을 전기처럼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AI 혁신 속도가 빠른 한국에서 AI 클라우드 영역을 성장시키고자 하는 SKT와 협력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김경덕 SKT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장은 "람다와의 전략적 협력으로 GPU를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은 국내 GPU 공급 확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국내 최대 규모의 GPU 팜을 구축해 국가 AI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alfie@bestwaters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