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 배터리 소송전, 청와대가 중재 나섰다
그룹 최고위층 불러 회동
2019-09-14 이수환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EV) 배터리 분쟁이 날로 격화되는 가운데 청와대가 중재에 나섰다. 추석 전 양사 최고위층을 청와대로 불러 저녁 회동을 한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이 자리는 청와대 핵심 고위 관계자가 마련했다. LG에선 구광모 대표이사 회장 측근 인사가, SK에선 사장급 인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여러 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갈등 봉합은 커녕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전체회의에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소송전에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성 장관은 “양 기업이 외국에 있는 법정에서 다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서로 앞으로 보다 더 건설적인 해결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산업부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청와대 개입은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지금까지와 무게감이 다르다. 주무 부처가 민간 기업에 개입하는 모양새가 적절치 않다는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LG그룹과 SK그룹 고위 관계자와 만났지만 서로의 견해 차이만 확인하고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청와대가 움직이면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LG화학이 언급한 세 가지 요구조건과 관계 없이 대화와 화해 테이블이 마련될 가능성이 커졌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 방지 약속, 이에 따른 보상방안을 논의할 의사가 있을 때 대화에 응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한 가지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양사 공식 만남은 내주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사업장 방문과 인재 발굴을 위해 미국 출장 중이라 귀국하는 대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