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콘솔 게임 '오공' 돌풍이 한국 게임판에 남긴 교훈은?
'검은신화: 오공' 스팀 동접 240만명...중국산 게임 이미지 전환
이용자 피드백 평가 등에서 최상위...국내 커뮤니티에서도 긍정적
모바일게임 'AFK' 국내 매출 톱3 등 흥행
새로운 게임성과 퀄리티로 신선한 재미 '완성도 높아'
한국 게임사 개발력 점검 등 계기로 삼아야
2024-08-26 김성진 기자
중국산 콘솔게임이 세계 시장을 강타했다. 중국 게임사 게임사이언스에서 개발한 '검은신화: 오공'이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지난 20일 PC플랫폼 스팀에서 출시된 후 곧바로 동시접속자 240만명을 넘었다. 이 수치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 버전은 제외된 PC버전만의 지표다. 온라인게임이 아닌 싱글플레이 액션 장르인 것을 감안하면 신기록 수준이다. 동시에 국내 모바일 시장은 중국게임 'AFK: 새로운 여정'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25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에 올라 있다. 콘솔 불모지에 가까운 중국에서 이처럼 뛰어난 성적을 나타내자 국내 개발자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발 시스템을 다시 돌아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검은신화: 오공'은 중국의 서유기를 재해석한 게임이다. 게임의 주인공은 국내에도 익숙한 (손)오공이다. 이용자는 오공의 입장에서 중국 판타지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다. 이 게임의 성공 요인은 훌륭한 그래픽과 스토리텔링, 전투에 있다.
게임의 비주얼은 매우 뛰어나다. 캐릭터 뿐 아니라 배경 이미지, 맵 등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 전투는 서유기의 도술을 사실적으로 잘 살렸다는 평가다. 서양 판타지의 마법과 검술, 궁술 등은 익숙하고 평범해졌다. '검은신화: 오공'은 동양의 도술로 차별화가 선명하게 구현됐다.
게임 내의 연출은 가장 호평받는 부문이다. 이러한 작품들은 잘 짜여진 스토리와 이를 이해하도록 하는 장치가 중요하다. 이 게임은 연출을 통해 이용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이 게임에 대한 국·내외 이용자들의 평점은 최고 수준이다. 스팀 내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매긴 평가는 약 96%가 '긍정'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유럽·북미 개발사 프로젝트에서도 찾기 힘든 등급이다.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모바일게임 'AFK: 새로운 여정'은 중국 게임사들이 우연이나 마케팅으로 성공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업계의 적지 않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모바일게임의 실적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 효과라는 분석이 있다. 부합되는 부분이 있지만 결국은 게임성이다. 중장기 흥행은 마케팅으로는 한계가 있다.
'AFK: 새로운 여정'은 방치형 장르에 새로운 시스템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방치형 게임은 고정된 화면과 배경에 캐릭터가 전투을 자동으로 진행하고 이용자는 빠른 성장에서 재미를 느끼도록 유도한다. 반면에 'AFK: 새로운 여정'은 필드를 제공해 제목처럼 이용자가 여행하는 느낌이 들도록 한다. 단순 캐릭터 '육성'에서 모험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말은 비슷하나 게임 기획 기준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여기에 독특한 그래픽, 색감, 연출로 이용자들의 눈길을 잡는다.
중국 게임시장은 모바일이 강세인 지역이다. 게임시장 자체가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PC온라인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발전됐다. 콘솔·PC게임 '검은신화: 오공' 같은 작품이 등장하기에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는 소리다. 최근 들어 국내 일부 개발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 전략 차원에서 콘솔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 중이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데이브 더 다이버' 등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긴 했으나 '검은신화: 오공'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업계 한 개발자는 "단발성으로 단기 실적에 집착하는 분위기가 문제"라며 "독일 게임쇼에서 상을 받은 회사를 보면 일본이 제일 많고 중국 회사도 있는데 한국 게임사는 후보에 그쳤다"며 "자체 IP를 확보하는 일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순수 개발력을 키우기 위한 시간과 투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며 "시프트업이 상장되고 신작은 3년 후에 나온다고 밝혀 증권가에서 다소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으나 개발사의 이러한 자세가 정상적인 일정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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