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경고음... 세계 최조 경쟁서 화웨이에 뒤져
신제품 갤럭시Z6 시리즈 판매 지지부진
삼성전자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다. 세계 첫 트리플 폴더블폰 제조사 타이틀을 중국 화웨이에 뺏겼고, 8월 선보인 갤럭시Z6 시리즈의 판매량이 기대보다 못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가 혁신보다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을 높이는 데 너무 연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웨이는 10일 세계 최초로 Z 형태로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T'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고, 폴더블폰 시장을 선도했다. 하지만 트리플 폴더블폰 시장에서는 중국 화웨이에 주도권을 뺏겼다.
삼성전자가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한국과 미국 특허 당국에 트리플 폴더블 폰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삼성전자는 접었을 때 Z 형태가 아닌 안으로 두번 접는 형태의 트리플 폴더블 폰을 준비했지만, 제품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대신 대형 디스플레이를 돌돌 말아 쓸 수 있는 롤러블폰 쪽으로 제품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롤러블폰은 내장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아래에 숨긴 언더패널 카메라 기술을 탑재했고 화면 크기는 12.4인치로 대화면을 채용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2025년 하반기 출시될 것이라는 일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중국 화웨이에 내준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최근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를 볼 때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다.
반면, 화웨이는 통신장비 시장을 넘어 스마트폰 등 소비자 가전 분야 영향력이 상당하다. 14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서는 물론, 유럽과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주류 사업자 자리를 꿰찼다. 기술 혁신에 대한 노력이 글로벌 톱 클래스 기업 수준이다
삼성전자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 기기를 담당하는 모바일경험 사업부는 최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원가 절감 등에 치중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일반 휴대폰 판매점에 제공하는 목업 제품까지 생산을 중단할 만큼 비용 축소에 나섰다"고 밝혔다.
올해 선보인 갤럭시S24와 갤럭시Z6 시리즈의 성적도 아쉽다.
증권가는 갤럭시S24 출시 당시 예상 판매량으로 3500만~3600만대를 제시했지만, 하나증권 Equity Research에 따르면 출시 7개월간의 누적 판매량은 2340만대 수준이다. 갤럭시S24는 전작과 비교해 '갤럭시 AI' 기능이 관심을 받았지만, 내부 하드웨어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혁신에 집중했다기 보다 AI를 강조한 제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갤럭시Z6 시리즈도 비슷한 경우다. 1년전 출시한 제품과 비교해 하드웨어적인 차이는 크지 않고, 대신 AI 기능을 강화했다. AI 기능이 시장에서 통해야 하는데, 중국 기업의 얇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등 영향으로 기대만큼 많이 팔리지 않았다. 한국 시장에서의 사전판매량은 91만대로 1년전 갤럭시Z5 시리즈(102만대)보다 10만대 이상 적다.
시장조사업체마다 의견이 갈리지만,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이 위태롭다. 트렌드포스는 2025년 화웨이가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1위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지만,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박빙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약간 우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겠지만, 압도적인 1위에서 벗어나 경쟁사와의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alfie@bestwaters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