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스토브, '한국의 스팀'으로 순항 중
PC게임배급 플랫폼으로 국내에서 독보적 포지션
인디 개발사 공략으로 전략적 접근
독점 퍼블리싱 계약 등으로 경쟁력 확보
PC게임 개발사에게 사실상 국내의 유일한 대안으로 자리매김
2024-09-23 김성진 기자
스마일게이트의 '스토브'가 '한국의 스팀'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토브는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PC게임 배급 플랫폼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7월 퍼블리싱 사업 진출을 발표하며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스토브는 최근 엔씨소프트가 PC게임 배급 사업을 선언한 '퍼플'과 비교된다. 스토브는 국내 인디게임 개발사를 적극 지원하며 토대를 다졌다. 수년 간의 운영·서비스를 통해 차별화 포인트를 갖췄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밸브의 '스팀'이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스토브에 주목할 필요성을 언급한다.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게임 위주에서 PC게임과 콘솔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토브는 현재 사실상 국내의 유일한 PC게임 배급 플랫폼이다. 엔씨소프트의 '퍼플'은 이제 내부 라인업에서 외부로 오픈했다. 스마일게이트 스토브는 흥행작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등 유명 IP를 확보해 경쟁력을 지녔다. '로스트아크'는 최대동시접속자 24만명을 기록했고 '에픽세븐'은 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바 있다. 스토브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000개 이상의 타이틀이 등록됐다. 적지 않은 숫자다.
스토브의 강점은 인디 개발사 지원 정책이다. 독창적인 게임은 퍼블리싱 계약으로 연결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스마일게이트는 '과몰입금지2'와 '이프선셋'을 퍼블리싱 계약했다. 스마일게이트가 홍보·마케팅을 책임지는 구조다. 해외 시장 진출과 계약까지 담당한다. PC게임을 개발한 회사가 가장 먼저 스토브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스토브는 인디 게임 개발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독창적인 접근 방식을 취한다. 스토브 내의 '스토브 인디'는 1인 창작자와 소규모 개발사들이 작품을 쉽게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547개의 게임이 입점했다. 월간방문자수는 33만명에 이른다. 스토브 인디의 게임들은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다. 게임 개발과 플레이의 최신 트렌드가 가장 빠르게 반영돼 있다. 소규모 인디 게임만이 추구할 수 있는 강점이다.
스마일게이트가 스토브를 통해 지원하는 혜택은 다양하다. 먼저 펀딩 팩으로 인디 개발사들이 자금을 모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인디 개발사는 크라우드 펀딩에서 모금된 금액의 최대 50%를 추가로 지원받을 수 있다.
게임 출시를 위한 등급 심사 방안도 있다. 스토브는 인디 게임의 원활한 출시를 돕기 위해 독립적인 등급 분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빠르고 간단하게 게임을 등록하고 출시할 수 있다. 성인 등급 게임은 게임물관리위원회와의 협력으로 추가적인 심사 지원까지 스토브에서 제공한다. PC게임 등급은 서류 준비와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 소규모 개발사에게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 스토브를 통하면 독립 심사와 등급 분류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수 있다. 또 스토브에는 인디 부스터-랩을 통해 개발 중인 타이틀에 대해 사용자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개발자는 출시 전의 개선 작업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소규모 개발사의 가장 힘든 부분인 홍보와 마케팅은 스토브의 최대 경쟁력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36명의 크리에이터들과 협력해 380만 이상의 콘텐츠 조회수를 기록했다. 인디게임 홍보와 마케팅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다. 여기에 게임 출시에 대한 축하금을 지급하는 등 매우 적극적인 자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매출이 약 1조4000억원으로 스토브의 비중은 전체 매출원과 비교해 아직까지 낮을 것이나 전망이 나쁘지 않다"며 "스팀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작은 회사의 작품은 두각을 나타내기 힘들기 때문에 스토브가 대안으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개발자들이 스토브에서 완성도를 높이고 기반을 다진 후 스팀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많다"며 "스팀도 세계적인 흥행작이 등장하면서 순항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스토브의 꾸준한 행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harang@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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