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패스트프린트, 갤Z폴드6 '슬림' HDI 공급
日 이비덴 베이징 공장 인수 후 HDI 공급...코리아써키트·디에이피·메이코 등과 경쟁
2024-09-25 이기종 기자
중국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패스트프린트가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6 '슬림' 모델 주 기판(HDI)을 주력 공급하는 것으로 25일 파악됐다. 패스트프린트는 지난 2022년 일본 이비덴으로부터 인수한 중국 베이징 PCB 공장에서 Z폴드6 슬림용 HDI를 생산 중이다.
갤럭시Z폴드6 슬림은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폰 라인업에 추가하는 모델이다.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폴더블폰 슬림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기획됐다. Z폴드6 슬림용 부품은 이미 생산됐다. 최근까지도 삼성전자 스마트폰(MX) 사업부가 Z폴드6 슬림 신뢰성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부품 생산량은 많지 않다. 삼성전자는 시장 반응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스트프린트가 갤럭시Z폴드6 슬림용 HDI를 주력 공급하는 배경에는 기존 이비덴 기술력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비덴은 베이징 공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HDI를 생산해왔다. 이비덴이 2022년 12월 선택과 집중을 이유로 베이징 공장을 패스트프린트에 매각한 뒤에도 관련 인력 이탈이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비덴은 삼성전자가 2023년 초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 HDI 공급망에선 잠시 빠졌지만, 이후 패스트프린트가 이비덴에서 매입한 베이징 공장에서 만든 HDI를 삼성전자에 다시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비덴이 베이징 공장 매각을 추진하던 2022년 4분기는 갤럭시S23 시리즈 개발이 한창이던 시기여서 이비덴은 관련 개발과제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패스트프린트 차원에서는 업황 영향도 있었다. 반도체 기판 비중을 늘리고 있는 패스트프린트는 이비덴에서 베이징 공장을 인수한 뒤 이곳 생산품목을 HDI에서 반도체 기판으로 바꿀 계획이었지만, 반도체 기판 업황이 나빠지면서 계획을 수정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연도별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코로나19가 지속됐던 2021년 41.2% 급등한 144억달러, 2022년 20.8% 성장한 174억달러를 기록한 뒤, 2023년에는 28.2% 떨어진 125억달러로 후퇴한 바 있다. 패스트프린트가 이비덴에서 베이징 공장을 인수한 2022년 12월은 이미 반도체 기판 업황이 나빠진 상태였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 HDI 시장에서는 패스트프린트와 국내 코리아써키트, 디에이피, 그리고 일본 메이코 등이 경쟁하고 있다. 갤럭시S 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용 HDI는 패스트프린트와 코리아써키트, 디에이피 비중이 크다. 이 시장 비중이 미미한 메이코도 물량을 늘리려 노력 중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HDI 물량이 특정 업체에 몰리지 않도록 한 업체당 점유율 상한선을 20% 후반~30% 초반 사이에서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22년 4분기에는 이비덴이 베이징 공장 매각 후 삼성전자 스마트폰 HDI 공급망에서 빠지고, 이비덴이 맡았던 물량 상당수는 메이코에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비덴이 해당 공급망에서 빠져도 코리아써키트와 디에이피가 입을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됐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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