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화 22년 3G 종료 논의 본격화

KTOA, GSMA 글로벌 콘퍼런스 앞두고 3G 종료 언급 3G 조기 종료 허들은 이용자 보호 계획

2024-09-27     이진 기자
3세대 이동통신(3G)의 조기 종료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3G는 한국이 통신 강국으로 입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며, 스마트폰 확산의 시발점이 된 기술이지만, 상용화 22년을 넘은 3G는 그 수명을 다해 종료 수순을 밟는다.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한국 내 3G 회선 수는 59만4550개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SKT)이 28만1669개로 가장 많고, 알뜰폰이 22만2252개, KT가 9만629개의 회선을 유지하고 있다. 3G는 한때 2000만개의 회선 가입자를 기록할 만큼 주류 통신망이었지만, 현재는 LTE와 5G에 완전히 밀렸다.  
2002년
이통 3사가 할당받은 3G 주파수 이용 기한은 2026년 12월까지다. 과기정통부는 이 기한 내에 3G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를 사용자가 거의 없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자원 낭비로 비칠 수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파수를 재할당하더라도 단기간 내 3G 종료 가능성을 고려해 이용 기간을 탄력적으로 부여하거나 4G 이상 기술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9월 초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에서 발표한 것처럼 2025년 6월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이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3G 조기 종료 움직임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통신 사업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통신망의 고도화와 효율성을 위해 오래된 3G의 조기 종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10월 1일부터 2일까지 서울에서 'M360 APAC 서울' 행사를 개최할 예정인데, 행사에서 관련 논의를 나눌 예정이다.  3G 퇴장은 국제적인 추세다. 영국과 독일은 2021년에 3G 서비스를 종료했고, 미국의 주요 통신사인 AT&T, 버라이즌, T-모바일과 일본 KDDI는 2022년 3G를 중단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올해 3G를 중단했으며,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는 2026년에 종료를 계획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3G 종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더 높은 대역폭과 낮은 지연 시간을 제공하는 5G 인프라로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3G 망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3G 서비스가 종료되면 기존 주파수를 LTE나 5G 용도로 재배치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데, 이통사 역시 맥을 같이한다. KTOA 관계자는 "3G 종료 움직임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네트워크 고도화의 일환"이라며 "효율적인 망 운영과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3G 주파수를 회수해 5G와 6G 등 기술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G 종료와 맞물릴 수 있는 이슈는 기존 이용 고객에 대한 배려 조치 유무다. KT는 과거 2G 서비스를 종료할 때 고객과 행정 소송까지 가는 과정을 거쳤다. 당시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2G 서비스 종료 허가를 받았지만, 이용자 900명이 행정소송을 내며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했다. 2G 서비스 종료 시점이 늦춰지며 곤혹을 치뤘다. KT 사태를 지켜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기기 변경에 따른 보조금 혜택 등 고객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펼쳤다.  3G 역시 잘못하면 2G 종료 당시와 비슷한 과정을 겪을 수 있다. 대부분의 이동통신 가입자가 LTE와 5G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기존 가입자를 강제로 4G 이상 서비스로 전환할 때 단말기 교체 등 문제로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다. 정부 역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3G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1% 수준으로 적지만, 세부 검토를 통해 불만을 최소화할 방안을 살필 전망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3G 종료는 세계적인 추세고 한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되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중단하는 것은 아니어서 구체적인 방법까지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디일렉=이진 전문기자 alfie@bestwaters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