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T, 잉크젯 프린팅 OLED 올해 말 생산한다

의료기기용 21.6인치 우선 생산...내년 말 '8.5세대 T8' 투자 판단할 듯

2024-10-08     이기종 기자

중국 TCL CSOT가 예정대로 올해 말 잉크젯 프린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8일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자오 준 TCL CSOT 최고경영자(CEO)는 자체 컨퍼런스(DTC2023)에서 "잉크젯 프린팅 OLED 제품이 2024년 하반기 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IT 제품과 의료기기, 여타 디스플레이에 잉크젯 프린팅 OLED가 우선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잉크젯 프린팅 OLED는 잉크젯 헤드 노즐로 잉크를 떨어뜨려 적(R)녹(G)청(B) OLED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론상 낮은 수준 진공에서도 만들 수 있고, 원하는 화소에만 유기재료를 적정량 주입해 재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대화면 제작에도 유리하다. 이런 장점에도 잉크젯 프린팅 OLED 수명과 효율은 기존 진공 증착 방식에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양산 중인 OLED는 진공 상태에서 유기물을 기화하는 진공 증착 방식으로 만든다. 이 가운데 중소형 OLED는 파인메탈마스크(FMM)를 활용해 만든 RGB OLED로 빛과 색을 구현한다. 대형 OLED는 백색광(LG디스플레이 W-OLED)이나 청색광(삼성디스플레이 QD-OLED) 등의 빛을, 컬러필터(W-OLED)나 색변환층(QD-OLED)에 투과시켜 색을 구현한다. 

CSOT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우선 21.6인치 의료기기용 OLED를 생산할 예정이다. CSOT는 내년에 잉크젯 프린팅 OLED 모델을 늘리고, 연말께 8.5세대(2200x2500mm) 잉크젯 프린팅 OLED 'T8 프로젝트' 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T8 프로젝트는 지난 2020년 발표됐지만 아직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 

T8 프로젝트 추진 여부는 잉크젯 프린팅 OLED 확장성과 연결된 것이라서 중요하다. CSOT가 당장 생산을 계획 중인 잉크젯 프린팅 OLED 라인은 5.5세대(1300x1500mm) 라인이다. 지난해 상반기 파산한 일본 JOLED에서 인수한 5.5세대 라인 장비가 CSOT 공장에 반입됐다. 5.5세대 라인은 기술성이 검증되더라도 경제성에서 경쟁 OLED 기술에 밀린다. 5.5세대 라인에서 한번에 만들 수 있는 패널 수가 적기 때문이다. 

5.5세대 FMM 방식 OLED 라인(4분할 증착)의 유리원판 1장에서 만들 수 있는 14인치 패널은 24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투자 중인 8.6세대(2290x2620mm) FMM 방식 OLED 라인(2분할 증착)의 유리원판 1장에선 14인치 패널을 88장 만들 수 있다. 5.5세대의 3.7배다. 

같은 세대 라인에서 잉크젯 프린팅 방식 면취율이 FMM 방식보다 높지만, 유리원판 크기 확대에서 비롯되는 차이가 더 크다. FMM 방식에서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 후 기판을 잘라서 증착하는데, 잉크젯 프린팅 방식에선 TFT 공정 후 기판을 자를 필요가 없어 구조상 면취율이 높다. 

잉크젯 프린팅 OLED는 타깃 시장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양산 중인 OLED는 주력 시장이 서로 다르다. 6세대 라인은 스마트폰·태블릿용 OLED 비중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BOE 등이 투자 중인 8.6세대 라인은 노트북·태블릿 등 IT OLED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8.5세대 라인에선 TV·모니터용 OLED를 주로 만든다. 

CSOT는 지난 2020년 T8 프로젝트 라인을 2021년 착공하고 2024년 양산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CSOT는 JOLED와 잉크젯 프린팅 방식 OLED 제조기술을 3년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CSOT는 300억엔(약 3000억원)을 투자해 JOLED 지분 10%를 확보했다. JOLED는 과거 LG전자 등에 잉크젯 프린팅 OLED를 납품했지만 제품 특성과 생산수율로 어려움을 겪었다. LG전자는 JOLED 잉크젯 프린팅 OLED를 LG디스플레이 OLED로 대체했다. 

최근에는 잉크젯 프린팅 OLED 외에, FMM 대신 반도체 노광 공정을 사용하는 비-FMM 방식 RGB OLED가 주목받고 있다. 비-FMM 방식 OLED는 이론상 기존 FMM 방식 OLED보다 개구율과 효율이 높지만 양산성이 검증되지 않았다. JDI에선 'e립', 비전옥스에선 'ViP'라고 부르는 기술이다. 

비전옥스는 지난 9월 하순 IT용 8세대 OLED 라인 기공식에서 ViP 기술을 부각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비전옥스가 전체 IT용 8세대 OLED 라인 투자에서 최소 4분의 1은 ViP 방식으로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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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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