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인사이트] 서플러스글로벌, '반도체 파츠 마켓 플레이스' 만든다
온라인 플랫폼 이어 오프라인 '파츠몰'도 2025년 완공
- 서플러스글로벌의 김정웅 대표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반도체의 날 행사에서 상을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상입니까?
“제가 받은 것은 아니고 저희 회사 반도체 장비 클러스터 총괄을 맡고 있는 유상현 팀장이 반도체산업 발전과 국가 기술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상을 받았습니다. 산업자원부에서 진행하는 반도체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저희 클러스터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경쟁률이 15대 1에 달할 정도로 매우 성공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해요. 취업 준비생, 특히 반도체 장비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아주 열심히 공부합니다. 시장에서 평판도 상당히 좋고요. 저희가 8대 공정용 반도체 장비 20여 대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교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종 운영비용도 매우 저렴하게 지원하여 사실상 적자를 감수하며 돕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올해 실적은 어떨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간단하게 말씀해주세요.
“올해 매출은 2022년 수준이나 그 이상이 될 것 같지만, 이익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기대보다 이익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반면, 시장 지배력은 더 커진 것 같고요. 레거시 시장이 상당히 안 좋습니다. 요즘 돈 버는 회사는 주로 AI와 관련된 회사로 NVIDIA나 TSMC, SK하이닉스 같은 데밖에 없습니다. 레러시 분야의 회사들은 가동률이 글로벌하게 70%도 안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내년에 반등이 돼서 경기가 좋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최근 ASML 실적 발표 등을 보면 어닝쇼크였고, 다른 회사들의 수주 상황을 봐도 내년까지는 다운턴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전망은 밝지 않지만, 저희는 그동안 경기 침체 때마다 공격적으로 투자하여 두 배씩 성장해왔습니다. 이번에도 잘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내년에 레거시 쪽 투자를 많이 한다는 언론 보도들이 있던데 올해와 비교했을 때 내년 중국의 투자 전망은 어떻습니까?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 강한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원래 중국이 전체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최근 5~6년간을 보면 약 20% 정도가 정상적인 수준인데, 지난 1년간 그 비중이 40~50%까지 치솟았습니다. 도쿄 일렉트론의 분기 실적을 보면 중국 매출 비중이 50%를 넘은 적도 있었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나 램 리서치 역시 40%대까지 올라갔어요. 미국의 제재를 대비한 사재기가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CXMT와 관련된 소문도 들리는데, 현재 12만 장 D램 캐파를 20만 장으로 늘리려고 하는데 이미 장비를 다 구매해놓아서 셋업만 하면 바로 랩프업이 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중국 여기저기 창고에 보관된 반도체 장비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서플러스글로벌도 중국 매출 비중이 꽤 크죠?
“일시적으로 꽤 올랐습니다. 과거 10년 평균으로 보면 중국 비중이 약 30%였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주요 장비 기업들과 비슷하게 40%대 수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몇 년간은 일본, 동남아, 미국에서의 투자가 늘어나면서 중국의 비중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중국을 제재하는 것과 중국이 레거시 투자를 진행하는 것 사이에 연관성이 있습니까?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중국 시장은 아주 다이내믹하고 복잡합니다.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중국은 구매할 수 있는 최선단 장비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구매한 장비들은 대부분 28나노급 새 장비가 많았습니다. 이와 달리 레거시 장비는 중국의 로컬 장비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장비들은 매년 30%씩 성장하며 점차 오래된 공정을 대체하고 있고, 특히 일부 공장에서는 외국산 장비의 상당 부분을 중국산으로 대체했습니다. 하지만 스캐너나 스태퍼 같은 장비는 아직 중국산으로 대체하기 어려워 거의 제로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정마다 상황이 다르다 보니, 중국 내에서 외국산과 로컬 장비 간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올해 매출은 늘어나는데 영업이익은 줄었다고 했는데 이유가 무엇입니까?
“올해 매출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하나는 재고 판매(인벤토리 세일즈)이고, 다른 하나는 대형 팹의 클로즈가 생길 때 거래를 중개하는 백투백 비즈니스입니다. 백투백 비즈니스는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중개만 하는 비즈니스인데 여기서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문은 닫은 팹들이 꽤 많았다는 얘기로 들리네요.
“네, 닫는 팹도 있고요, 레거시 공정 장비는 꾸준히 시장에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 SK는 기존 장비를 판매하는 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지만, 인텔, 마이크론 같은 메모리 회사들이나 CPU 업체들에서 레거시 장비가 계속 나옵니다.”- 내년에도 성장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하셨는데 올해 대비 어느 정도 성장하는 건가요?
“아직 내년 사업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 지배력은 많이 커질 것 같아요. 올해도 점유율이 확대되었는데, 내년에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국에 수출하는 과정이 까다로운 데다가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신뢰할 만한 회사로 고객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서 일종의 사기 사건 같은 것도 발생한 적도 있고요. 또한, 최근 독일에 지사를 세우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어서, 앞으로도 거래 규모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영업이익이 30%에 이르렀던 것에 비해 지금은 많이 떨어져 있어서, 이를 다시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AI 가속기 분야가 독보적으로 시장을 끌고 가는 형국인데 AI 시장이 커지면서 레거시 장비 쪽 수요도 늘어나는 겁니까? 아니면 전혀 무관한 시장입니까?
“AI 혜택을 못 받고 있습니다. 그쪽은 워낙 첨단 분야라 한국 회사 중에도 큰 수혜를 보는 곳이 많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신 저희는 전기차 관련 사업과 연관이 더 큽니다. 특히 SiC와 갈륨 나이트라이드(GaN) 분야는 대부분 6인치나 8인치 투자가 이뤄지는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890개의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많이 지연되고 있고, 전기차 판매 부진이 저희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플러스글로벌에서 신규로 하는 사업이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저희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글로벌 파츠 플랫폼’입니다. 현재 반도체 장비·부품 유통 시장은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아, 가치 있는 부품들이 창고에 쌓였다가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를 효율화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합니다. 정말 힘든 일이지만, 저희는 이미 100만 가지 이상의 부품 모델을 데이터베이스화했으며, 앞으로 수천만 개 규모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AI 박사님들이나 전문 인력도 계속 영입하고 있습니다. 부품 데이터베이스를 단순히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유통하는 데 활용하려고 합니다. 현재는 이베이를 통해 중고 부품이 많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추산하기로 규모는 약 1,500억 개 내외의 부품이 이베이를 통해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베이는 소비자 용품에 특화된 플랫폼이라 불편한 점이 많아요. 그래서 이를 개선한 ‘세미마켓’을 내년 6월 론칭할 예정이며, 이 플랫폼은 반도체 장비와 부품 유통을 위한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으로 구축될 것입니다. 현재 내부 및 외부 인력 수십 명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베이 이외에는 부품만을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가 없습니까?
“다른 인터스트리에는 있는데 반도체 부품 장비에 특화된 마켓 플레이스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희 웹사이트에는 이미 하루 3천 명 이상의 방문객이 있는데, 이는 B2B 사이트로서는 상당한 수치입니다. 저희 회사는 24년 전 기업 간 전자상거래 회사로 시작하여, 벤처 투자도 받았지만 실패를 겪고 거의 문을 닫을 뻔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활용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부품 쇼핑센터’라 할 수 있는 ‘파츠 몰’도 설계 중입니다. 연면적 약 12,000평 규모로, 현재 A동 건물 옆 주차장 자리에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완공될 예정입니다. 이곳에서는 마트에서 카트를 끌듯, 엔지니어들이 부품을 직접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고객들 반응은 좀 어떤가요?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참여를 희망하나요?
“거의 모든 회사라고 보셔도 됩니다. 글로벌 톱티어 회사들, 특히 Top 5 기업 중 2~3개가 아주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기업들은 상당히 많은 부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활용할 수 있는 유통 시스템이 없다 보니 결국 고철로 처리하거나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일부 가치가 떨어진 장비는 부품을 떼어내 재활용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RF 제너레이터나 척, 로봇 등 쓸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걸 다시 재활용하면 얼마나 좋아요. 그런데 아직 글로벌한 유통 시스템이 제대로 안 만들어져 있어요. 코로나 시기 공급망 문제가 심각할 때 자동차도 못 만드는 사태가 벌어졌었죠. 그때 세계적인 장비 제조사들이 저희에게 필요한 부품을 구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플랫폼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8인치 장비 같은 오래된 레거시 장비는 이미 많은 OEM들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상태지만, 전 세계에 천여 개의 서드 파티 회사들이 8인치 팹을 리페어하고 유지하는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저희 주요 고객이기도 합니다. 이 생태계 유지를 위해 꾸준히 리퍼비시 부품이 필요하지만 점점 구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DB 하이텍이나 SK키파운드리, 삼성 같은 파운드리 업체들도 장비 부품 수급에 대한 고민이 큽니다. 일부는 새 부품을 제작하거나 대체 부품을 찾아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SML, 램 리서치 같은 주요 장비 기업들은 첨단 기술에 집중하고 있어서 리소스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레거시는 우리가 하겠다는 것이고요, 이를 위해서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SML, 램 리서치 같은 큰 회사와도 몇 가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8인치 팹을 운용하는 회사들이 필요한 부품이 있어도 구하기 쉽지 않았는데, 공급사와 수요 회사가 연결될 수 있도록 온/오프 사이트를 구축한다는 콘셉트군요?
“현재 각국의 파츠(부품) 시스템들은 각자 고유의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한국 중심, 대만은 대만 중심, 중국과 미국 역시 각국에 맞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경쟁력이 높지만, 전체적으로 글로벌 생태계의 경쟁력은 약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런 개별 생태계를 통합할 필요가 있으며, 부품 단위든, 서비스 단위든 각국의 생태계를 통합하는 역할을 저희가 한 번 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파츠(부품)라는 것이 굉장히 품목도 많고 다품종 소량이라서 잘 찾으면 매칭이 되겠지만, 없는 경우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 경우에는 리퍼비시도 해야 할 텐데 그런 역할도 수행하실 계획입니까?
“그런 역할도 파트너사랑 같이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파츠 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같이 패키지로 해서 고객들한테 통합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저희 목표입니다.”- 파츠 매출도 좀 있지 않았습니까?
“지금까지는 장비에 집중하다 보니 파츠(부품) 쪽 비중이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 부품 유통은 전문적인 노하우와 인프라가 필요해 이를 하나씩 구축해 나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최근 흥미로운 점은,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저희에게 다양한 파츠에 대한 솔루션을 요청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맞춰 여러 제안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이트가 내년에 오픈되는 겁니까?
“온라인은 두 단계가 있는데요, 내부적으로 사용하는 페이즈 1은 6월에 오픈하며, 페이즈 2는 약 500개 파트너와 함께 시작하려고 하는데 연말에 외부로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미 많은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혀주셨습니다.”- 그러면 내년에 파츠 쪽에서 신규 매출이 생기겠네요?
“상당히 큰 매출이 나올 수도 있어요. 저희가 글로벌 대기업들과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인데, 여러 회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만큼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도 많습니다. 가능성은 커 보이지만, 계약서에 최종 서명이 이루어져야 하니까요. 계약이 성사된다면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계시는군요?
“저희 회사가 전통적으로 다운턴 때 투자를 많이 해왔습니다. 지난 십몇 년간은 굉장히 성공적으로 했는데 이번에도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서플러스글로벌 신사옥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 넓은 부지에 다양한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것을 보고 ‘플랫폼화된 기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교육 사업을 포함해 여러 회사가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데, 플랫폼 비즈니스로 앞서 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부품 플랫폼도 잘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플랫폼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아주 많은 신 것 같아요?
“원래 플랫폼 사업으로 시작했다가 망할 뻔한 회사로 지난 20여 년 동안 다시 도전하는 것을 계속 꿈꿔왔죠. 이번에 다시 한번 도전하는 거고요, 이번에는 정말 잘 돼야 합니다.”- 이번 파츠 플랫폼 사업이 잘 되려면 공급 사이드와 소비자 사이드가 모두 다 확보되어야 하는 이슈가 있을 텐데, 공급 사이드는 어느 정도 확보되셨나요?
“두 가지가 동시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직 가시적인 매출 실적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상당히 우호적입니다. 시장에 꼭 필요한 솔루션이었지만 아무도 제공하지 않았던 부분이라 잘 해보라는 격려와 칭찬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파츠 사업과 장비 사업을 비교했을 때 마진율이랄까, 부가가치는 어느 쪽이 높습니까?
“장비 한 대는 몇십억 원에 달하지만, 파츠는 몇만 원에서 몇천만 원 수준이라 건당 매출이 작아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처리하기보다는 마켓 플레이스와 AI 기반 추천 시스템 등을 통해 자동화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포함 앞으로 3년간, 약 200억 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금액이지만 필요한 투자입니다.”- 마켓 플레이스는 중계를 하는 플랫폼이잖아요? 그러면 파는 쪽에서도 직접 플랫폼에 등록할 수 있는 건가요?
“이미 판매자들 등록을 받고 있습니다. 전희가 전시회에 나갈 때마다 MOU 같은 형태로 허가를 하고 있습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대부분 회사가 관심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베이 같은 플랫폼에는 몇 가지 약점이 있어요. 첫째, 반도체에 특화되지 않아 다소 불편하고, 둘째로 수수료가 약 20%로 높은 편입니다. 저희는 반도체에 특화된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도 낮춰 고객분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또 얼리버드 고객들에게는 할인도 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판매자는 몇 곳이나 확보하셨는지요?
“숫자를 세보지는 않았지만, 100곳은 확실히 넘습니다. 사실 500개 파트너 확보는 어렵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이들이 플랫폼에서 실제로 혜택을 느끼고,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구조가 자리 잡히면 빠르게 활성화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품 분야에서 이런 사업 모델이 성공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두려움도 있지만,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다시 한번 도전해보자는 생각도 들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많습니다.”- 그러면 마켓 플레이스가 만들어지면 서플러스글로벌은 판매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매출로 잡으시는 건가요?
“네. 쿠팡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말하자면 파츠(부품) 오픈 마켓 플레이스로군요?
“그래서 전선을 너무 많이 벌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마켓 플레이스를 만든는 데 비용이 아주 많이 들거든요.”- 그래도 그런 도전을 해야 드라마틱하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됩니다. 내년에 계획하고 계신 또 다는 사업도 있습니까?
“아직 외부에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중고 장비를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을까 여러 각도에서 검토 중입니다. 특히 요즘 8인치 장비는 점점 희귀해지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가 최근 조금 안정된 상태인데, 12인치 장비를 8인치로 줄여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약 5년간 연구해 왔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상품화되면 자세히 말씀드릴 수 있을 텐데요, 목표는 새 8인치 장비의 약 50%에서 33% 수준의 비용으로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는 300mm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IP 문제도 거의 없는 프로젝트를 몇 개 물밑에서 꾸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8인치로 바꾸려면 완전히 새로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소프트웨어도 바꾸고 파츠 서플라이체인도 다시 구축해야 해서 아주 머리가 아픕니다. 그런데도 꽤 오랜 시간 준비를 해왔습니다.”- 최근 이머징 시장이 있지 않습니까? 특히 레거시 쪽은 동남아시아나 인도 얘기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그쪽 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반도체 팹 운영과 패키징 공장 운영은 서로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현재 인도에서는 마이크론 같은 회사들이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타워 세미컨덕터 등 몇몇 회사도 팹 관련 프로젝트를 검토 중입니다. 저도 약 20년 전 인도에서 사업 경험이 있었는데, 인프라가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작은 8인치 팹이라도 운영하려면 수백, 수천 개의 협력 업체와 긴밀히 협조해야 하고, 그중 하나라도 빠지면 운영이 어려워집니다. 이런 이유로 인도에서 반도체 공급망을 초기에 구축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현재 인도에는 SCL 인디아라는 8인치 팹이 하나 있지만, 그 외에는 경험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인도계 엔지니어들이 실리콘밸리와 동남아시아에 많이 진출해 있긴 하지만, 이들이 인도로 대거 돌아와 후공정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공정은 서플라이 체인을 어느 정도 갖추는 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요. 정말 쉽지 않습니다.”- 초기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중고 장비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좀 있습니까?
“인도처럼 새로 시작하는 곳에서는 중고 장비 도입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사실 중고 장비는 선수들이 구매합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사야 문제가 생겨도 해결할 수 있어요. 초보 업체들은 이러한 자신감이 없어서 중고 장비 구매가 쉽지 않습니다.”- 서플러스글로벌도 이머징 시장 쪽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인가요?
“이런 프로젝트들이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까지는 팹 건설 기간을 고려하면 3~4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인도에서 여러 계획을 발표했지만, 아직 실질적으로 실행된 것은 많습니다.”- 올해 매출이 어느 정도 될지 숫자로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2022년이 피크였는 그것보다 조금 많거나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될 것 같고요. 이익은 많이 줄었습니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몇 퍼센트 정도 성장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계시는가요?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고요, 이익도 100억 원에서 200억 원 사이 정도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현재 시장 환경은 어려운 편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이익을 창출해 재투자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자금도 더 확보해야 합니다. 회사가 좋은 재무 상태를 보여야 투자 유치나 대출도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재무제표를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력 반도체 쪽은 중국하고 일본에서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시장은 어떻습니까?
“중국, 일본 이외에도 체코나 이탈리아 같은 유럽에서도 몇몇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기존에는 8인치 팹에서 주로 전력 반도체 소자를 생산했지만, 이제 많은 업체가 이를 SiC(실리콘 카바이드)와 GaN(갈륨 나이트라이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말씀 고맙습니다.
대담 : 장지영 발행인, 이수환 전문기자
정리 : 손영준 에디터
촬영 편집 : 신일범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