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3분기 호실적에도 GPU 공급제약 우려로 4분기 전망치 '쇼크'
리사 수 "신제품 샘플부터 양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2025-10-30 이석진 기자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이하 AMD)가 3분기 호실적을 내놓고도 시장 추정치를 하회하는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했다. GPU 생산과 공급에 오랜 시간이 걸려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MD는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AI 서버용 GPU 인스팅트(Instinct) 제품군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의 채택이 확대된 것에 따른 결과다. 하이퍼스케일러 고객뿐만 아니라 델 테크놀로지와 같은 서버 OEM사의 수요도 커졌다.
현재 인스팅트 시리즈는 4세대 MI300X까지 개발한 상태다. MI300X는 엔비디아 H100보다 메모리 대역폭이 140% 많아 AI 추론 연산에 최적화돼 있다. ROCm 6.2 출시 후 MI300X 추론 성능이 2.4배 향상된 영향도 컸다. ROCm은 엔비디아 쿠다(CUDA)와 같은 GPU 전용 소프트웨어 개발자 도구이다
차세대 인스팅트 제품인 MI325X는 2024년 4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한다. MI325X는 엔비디아 H200 대비 최대 20% 더 높은 추론 성능을 자랑한다. 2025년 1분기부터 서버 OEM사들이 MI325X를 기반으로 서버랙 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MI350에 대한 출시 일정도 공개했다. 2025년 하반기 출시해 엔비디아 블랙웰 GPU와 경쟁할 예정이다. AMD GPU는 엔비디아 GPU에 비해 출시 주기가 뒤쳐져 있지만 그 격차를 상당 부분 좁힌 상황이다.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인스팅트 GPU의 성장 비결은 수요와 더불어 공급망 개선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망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녀는 "GPU 신제품이 출시 초기단계에 샘플을 배송하는 것부터 대량생산을 하는 것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2025년까지 공급환경이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발표한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68억2000달러로 컨센서스 67억2천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31% 상승한 0.92달러로 컨센서스 0.92달러에 부합했다.
공급문제를 반영하듯 4분기 실적 전망치는 월스트리트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4분기 매출 전망범위는 72억~78억달러이다. 중앙값 75억달러는 컨센서스 75억5000만달러보다 낮다. 4분기 매출이익률(Gross Profit Margin)은 54%로 컨센서스 54.2%를 밑돈다.
경영진은 연간 서버용 GPU 매출 전망치에 대해서는 직전 분기에 제시한 45억달러보다 5억달러 상향한 50억달러 이상을 제시했다. 일부 고객사가 마일스톤을 예상보다 빠르게 완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번스타인 리서치는 연간 서버용 GPU 매출이 53억달러를 초과해야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MD는 서버와 임베디드용 CPU EPYC의 성과도 강조했다. EPYC는 2017년에 출시한 뒤 현재 4세대까지 개발됐다. 서버 OEM사는 지난 1년 동안 4세대 EPYC 제품 수를 50%나 확대했다. 5세대 EPYC는 초기 도입 단계에 있으며, 구글 클라우드(GCP)와 오라클 클라우드(OCI)는 내년 초에 5세대 EPYC 기반 인스턴스(가상서버)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필드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레이(FPGA) 제품도 실적이 강세다. FPGA는 GPU와 달리 프로세서 내부 회로를 자유롭게 조정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AMD는 2020년 자일링스를 인수한 뒤 FPGA 제품군 버설(Versal)을 공급 중이다. 버설은 하드웨어 디버깅 테스트 기능을 지니며, AMD가 기존에 침투하지 못한 항공우주와 방위 산업에 주로 사용된다. 리사 수는 주요 성장동력이 CPU와 GPU뿐 아니라 FPGA도 해당된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