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PT, TC본더 대량 수주...SK하이닉스 유력

3분기 어닝콜에서 CEO가 직접 언급

2024-11-01     이석진 기자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공정의 핵심 장비는 열압착 본더(TC Bonder)이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중국 선전과 청두 공장에서 제조하는 ASMPT가 주요 공급업체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 Inc)의 2024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ASMPT의 본딩 장비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20% 이상에 달한다. 지난 10월 2일, SK하이닉스가 HBM3E 12단 양산을 위해 ASMPT에 수십여대 TC본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보도에 대한 ASMPT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었다. 29일 홍콩 현지시간 ASMPT는 3분기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이에 관한 간접적인 사실을 드러냈다. "In October, we had a significant breakthrough, winning a bulk TCB order from a leading global HBM player" - 10/29, Robin Gerard Ng Cher Tat 로빈 응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동안 여러 업체로부터 HBM용 TC본더 수주를 받았다. 특히 10월에 한 HBM 선도업체로부터 대량 주문이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업체는 2024년 9월 5세대 HBM3E 12단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SK하이닉스가 유력하다. HBM용 TC본더는 향후 몇 분기 내에 납품될 예정이다. 생산 리드타임은 6~9개월이다. 발주에 따른 매출 인식은 약 2개월 소요된다. ASMPT는 HBM3E 12단 이상 적층이 가능하도록 플럭스리스 기술을 TC본더에 접목했다. 플럭스리스(Fluxless)란 칩 다이 간 접착제 역할을 하는 플럭스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HBM 12단과 같이 고적층 구조는 고온 압축을 통해 생산된다. 플럭스는 고온 환경에서 잔여물을 남겨 완제품의 성능 저하를 유발한다. ASMPT는 고객사가 자사 TC본더를 채택하는 데 있어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플럭스, 플럭스리스 본딩 방식이 모두 포함된다. 다이와 기판 사이 에폭시 수지를 주입한 언더필 공정 기반 플럭스-MUF와 몰딩버퍼구조(MBS) 기반 플럭스리스-MBS 등이 있다. SK하이닉스는 플럭스-MUF TC본더를 사용한다. 플라즈마를 이용해 기판 표면의 산화물을 제거하는 플라즈마 AOR 기술도 옵션에 포함된다. 12단을 초과하는 HBM은 TC본더로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물리적인 접착과 전기적인 접촉을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TC본더의 차세대 제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ASMPT는 하이브리드 본더 양산을 준비한 상태이며, 향후 몇 분기 동안 더 많은 하이브리드 수주를 받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고객이 하이브리드 본더를 원하지 않더라도 자체 TC본더만으로 HBM 16단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ASMPT는 본더 시장의 경쟁에서 '유연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경영진은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경쟁사 한미반도체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ASMPT 측은 고급패키징(AP)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발표한 3분기 매출은 홍콩달러 기준 33억5000만달러로 컨센서스 33억달러를 상회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은 -4%로 2022년 2분기 이후 여전히 마이너스다. 3분기 매출이익률(Gross Profit Margin)은 약 41%로 전분기 대비 4.1%p 증가했다. TC본더 생산량 증가에 따라 제조 가동률이 거의 100%에 달한 덕분이다. 4분기 매출 전망치는 미국달러 기준 3억8000만~4억6000만달러이다. 범위 중앙값은 컨센서스 4억5700만달러를 밑돈다. 고급패키징(AP) 부문이 단기적으로 성장전망이 긍정적이나, 표면실장(SMT) 제품에 대한 고객예약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