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대 빅테크 3분기 자본지출 612억달러... 엔비디아 실적 견인하나?
빅테크의 엔비디아 지출 비율은 연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
2025-11-04 이석진 기자
지난 8월, 콜레트 그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발표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약 45%는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CSP)에서 발생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져(Azure), 아마존 웹 서비스(AWS),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쳐(OCI)와 메타 플랫폼이 CSP에 해당된다. 애플은 엔비디아 GPU를 대량으로 구매하지 않아 CSP로 분류되지 않는다. 사실상 CSP는 빅테크를 대변한다.
빅테크는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사업부가 제공하는 GPU와 네트워킹 장비를 중점으로 자본지출(Capital Expenditure, CAPEX)을 할당한다. CAPEX는 데이터센터 내 유형자산에 해당하는 컴퓨팅 하드웨어, 네트워킹 장치, 전력 장치 등을 구매하는 비용이다.
2024년 2분기 5대 빅테크의 CAPEX 총합은 무려 544억달러 가량이다. 동일 기간 엔비디아는 약 263억달러의 데이터센터 매출을 기록했다. 빅테크 CAPEX 총합 대비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 비율은 48.3%이다.
실제 재무상 비율은 엔비디아 경영진이 언급한 약 45%보다 다소 높다. 이 괴리는 부분적으로 각각의 회계처리 시차에서 비롯된다. 일반적으로 엔비디아는 GPU가 출하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데이터센터 매출에 반영하는 반면, CSP는 GPU를 인도받은 뒤 설치하고 운영하는 시기에 자본지출로 반영한다.
10월 마지막 주에 미국 빅테크들은 3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했다. 시장의 관심사는 CAPEX였다. 3분기 CAPEX 총합은 약 612억달러이다. 엔비디아는 아직 3분기 재무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S&P가 추정한 3분기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은 약 290억달러이다. 3분기 비율은 47.5%로 예상된다. 만일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다면, 1분기 50.2%, 2분기 48.3%에 이어 연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이처럼 빅테크가 엔비디아에 할당하는 CAPEX 비율이 줄어드는 이유는 경쟁업체의 시장침투와 관련이 있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이하 AMD)는 2023년 12월 엔비디아 Hooper GPU에 대항할 '인스팅트 GPU'를 공식 출시했다. 빅테크 CAPEX 대비 AMD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은 2024년 매분기 동안 증가해왔다. 2024년 1분기는 5.4%, 2분기는 5.5%, 3분기는 6.0%, 그리고 4분기 추정은 7.1%이다. AMD 외 인텔의 '가우디'와 빅테크의 자체 AI 가속기(ex. 구글 TPU)도 경쟁제품이다.
4분기에도 빅테크는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CAPEX 할당률을 줄일 전망이다. 해당 비율은 46.6%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월스트리트는 엔비디아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165달러에서 19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액센추어, 서비스나우 등 엔터프라이즈의 GPU 수요가 과소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엔비디아는 CSP의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엔터프라이즈 시장으로의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