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SAP 전철 밟는 '더존비즈온 AI 전략'

'원AI' 등 AX 전략 강조.. 글로벌 AI SW 테마 편승

2025-11-06     이석진 기자
국내 최대 기업지원관리(Enterprise Resource Planning, ERP) 소프트웨어 기업인 더존비즈온이 글로벌 1위 기업 SAP와 비슷한 '인공지능(AI) 퍼스트' 전략을 펼쳐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발표한 3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지난 6월 출시한 생성형(Gen) AI 기반 생산성 향상 솔루션이 다시 주목받았다.
(자료=더존비즈온)
더존비즈온은 기업홍보(IR) 자료에서 AI 솔루션 신사업을 강조했다. 업무 생산성 향상 도구인 '원 AI(One AI)'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는  '젠 AI 듀스(Gen AI DEWS)'가 대표적이다. 더존비즈온은 지난 6월 '원 AI'를 출시한 뒤 10월 말까지 누적 1008개의 계약을 달성했다. 이는 스탠다드 ERP를 사용하는 총 고객수의 8.4%에 해당한다. 원 AI는 API 브릿지 기술과 검색증강생성(RAG) 엔진에 기반한다. API 브릿지는 두 개 이상의 IT 시스템이 서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교환하도록 지원한다. RAG는 Gen AI 모델을 API 브릿지를 기반으로 외부 데이터베이스에 연결하고, Gen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를 참조하도록 지원한다. 원 AI는 고객사의 내부 데이터만으로 AI 추론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RAG로 원 AI의 생성정보의 정확성을 보조한다.  원 AI는 SAP의 '줄 코파일럿(Joule Copilot)'과 유사하다. 2023년 9월에 출시한 줄 코파일럿은 AI 어시스턴트(또는 AI 에이전트)로 불리며, SAP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스트래티스타에 따르면 SAP는 2024년 글로벌 ERP 시장 점유율이 약 20%에 달하는 1등 기업이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ERP 시장에서 SAP코리아와 1등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SAP는 지난달 3분기 클라우드 관련 수주잔고가 약 154억유로로 전년 대비 25% 급증했다고 밝혔다. 신규계약의 약 30%가 AI 제품을 사용하는 조건을 포함하고, 줄 코파일럿이 이에 해당된다. SAP 고객들은 기존 ERP 제품에 내장 AI 기능만 국소적으로 사용해왔으나, 점차 더 많은 AI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추세다. 더존비즈온이 제시한 AI 로드맵은 SAP의 AI 전략과 비슷하다. 더존비즈온은 기존 고객이 사용 중인 ERP 제품에 원 AI 기능을 탑재하고, 이 AI 기능에 대한 상향판매(업셀)와 교차판매(크로스셀)를 유도한다. SAP뿐 아니라 거대 사용자 기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운영하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ex. 세일즈포스)은 대부분 이 전략을 활용해 강력한 성장을 추구한다.  더존비즈온 3분기 실적은 시장추정치에 미치지 못했지만 전년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상승한 약 970억원(시장추정 약 1035억원)이다. 분기 매출 성장률은 세 분기 연속 10% 중반대를 유지 중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6% 상승한 약 106억원(시장추정 약 134억원)이다. 분기 당기순이익은 네 분기 연속 100억원 이상이다. 더존비즈온은 ERP 제품 라인업을 기업규모별로 세분화한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공략하는 '스탠다드 ERP' 매출 비중이 29%로 가장 크다. 스탠다드 ERP의 3분기 매출은 약 856억원이고,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매출은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지보수와 사용료가 견인했다. 기존고객 매출 비중은 전체의 92%, 유지보수와 사용료 매출 비중은 68%이다. 더존비즈온은 기존고객에게 상향판매와 교차판매 전략으로 추가 계약을 유도한다. 6일 더존비즈온 주가는 약 10% 상승 중이다. 미국의 데이터 분석툴 업체인 팔란티어(Palantir)가 5일 미국 정규 거래시간 동안 약 23% 급등한 영향이다. 팔란티어를 필두로 형성된 글로벌 AI 소프트웨어 테마에 더존비즈온이 편승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