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수장 내년에도 재대결 '무게'

내년 3각 대결 포인트는 '신사업'과 '주주가치 제고'

2025-11-12     여이레 기자
유영상
올해 호실적을 기록한 이동 통신사 3사 최고경영자(CEO)가 연말 인사에서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3사 CEO가 재격돌하면서 그간 강조해온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신사업과 기업가치 제고 전략에서 누가 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영상

유영상 SKT 대표의 'AI 피라미드' 전략

2021년 11월 SK텔레콤 대표로 부임한 유영상 대표는 지난해 말 유임에 성공했다. 남은 임기는 2027년까지다.  SKT는 올해 3분기 AI 데이터센터(DC) 관련 데이터센터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달성하는 등 AI 사업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됐다. 연결 기준 매출 4조5321억원, 영업이익 5333억원, 당기순이익은 2802억원을 기록했다.  SKT는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AI 비전 2030'을 통해 2030년 총매출 30조원을 달성하고 AI 매출 비중을 3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유 대표는 △AI 인프라 △AI 전환(AIX) △AI 서비스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추진 중이다.  SKT는 △AI DC △AI 기업간거래(B2B) △AI 개인서비스(B2C) 세 부분에서 수익화를 가시화하고 있다. 다음달 AI DC 테스트베드를 판교에 오픈하고 전국에 연결된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AI DC와 '온디바이스AI' 사이의 간극을 메꿀 수 있는 '에지 AI(Edge AI)'도 도입한다. 에이닷X와 에이닷·PAA로 각각 AI B2B 시장과 AI B2C 시장도 확대하고 있다. 유 대표 역시 AI 서비스 영역에 자신있는 모습이다. 유 대표는 이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SK AI 서밋 2024(SK AI Summit 2024)’에서 "B2B 영역에서 AI 수익화를 기대한다"며 "기업들이나 공공 영역에서 굉장히 니즈들이 많다"고 전했다.  앞선 8월 이천포럼에서도 그는 "AI 서비스는 SKT가 작년에 정식 출시한 AI 개인비서 서비스인 에이닷과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앞둔 글로벌 퍼스널 AI 에이전트 서비스, 즉 GPAA로 B2C 시장을 공략하고 B2B 시장에서는 SK C&C, SKT, SK네트웍스가 모여 사업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섭

MS 맞손·AICT 기업 체질개선 나선 김영섭 KT 대표

2023년 KT 대표로 선임된 김영섭 사장은 2026년 3월까지 KT의 수장 역할을 담당한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기업으로의 전환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KT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콘텐츠 자회사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0.6%) 감소한 6조6546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2% 성장해 464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 기준 AI컨택센터(AICC)와 에이센 클라우드 등 AI 기반 구독형 상품이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KT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요 AX 대표 사업인 AI 컨텍센터 사업은 구독형 상품인 에이센 클라우드 성장의 확대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클라우드 분야에서 5년간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형 특화 AI 솔루션과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AI 전문기업 설립 등 기술 생태계 전반의 AI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협력할 예정이다.  AICT 기업 전환을 위해 인적 구조 개편 카드도 꺼내들었다. KT는 통신 선로 설계, 시공, 유지보수 등 기간통신망 인력을 전문 자회사 2곳(KT OSP·KT P&M)으로 직무와 인력을 재배치할 계획이다. 향후 5년간 통신 네트워크 부문 인력 3600명이 정년 등으로 퇴직할 예정으로, KT가 경쟁사 대비 직원 수가 많고 평균 연령이 높았던 만큼 인건비 효율화가 기대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에 대해 △조직개편 효과로 2025년 이후 연간 3500억원에 달하는 인건비 감소 효과 기대 △획기적 본사 수익성 개선으로 장기 DPS 성장 기대감 상승 △사업지주회사형 전환에 따라 신사업 추진 원활 △ROE 상승효과 및 현재 과도하게 낮은 PBR △내년도 통신 3사 중 가장 괄목할만한 이익 성장 전망을 제시했다. 
황현식

첫 영업익 1조원 달성·AI 전환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2020년 11월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CEO에 발탁됐다. 황현식 대표 취임 후 LG유플러스는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2023년 연임에 성공해 최단 2025년 3월까지 LG유플러스의 지휘대를 잡을 예정이다.  황 대표는 AI 전환(AX)에 집중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달 전사 임직원들과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고객에게 인정받는 AX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결국 품질"이라며 "그 어떤 혁신적인 AI 기술도 품질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고객감동을 만들어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의 올 3분기 매출은 3조80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 감소한 246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AI 등 미래 기술 적용을 위한 신규 통합전산망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3분기 기업 인프라 부문은 AI 기반의 중장기 성장 전략 'All in AI'를 중심으로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한 결과 △IDC △솔루션 △기업회선 등 전체 사업 영역의 8%대 안정적인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AICC, SOHO AX 솔루션 등 주요 AI 응용 서비스의 안정적인 매출 증가세가 기업 인프라 부문의 성장을 견인했다.  LG유플러스는 올 6월 LG AI연구원의 생성형 AI인 '엑사원'을 기반으로 통신에 최적화된 경량화 생성형 AI '익시젠'을 개발했고, 이어 LG AI연구원과 협업한 AI 개발 플랫폼 '익시 솔루션'도 선보였다. 이달에는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도 공식 출시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외 빅테크를 모두 고객으로 보유한 AI DC 사업과 익시젠 기반의 AI 토털 솔루션 '익시 엔터프라이즈'를 강점으로 B2B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B2C 영역에서는 익시오를 중심으로 퍼스널 AI 에이전트 생태계를 구축한다. 

이통3사,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로 주주 마음 잡기

올해 첫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 공시가 도입됨에 따라 SK텔레콤과 KT는 각각 지난달과 이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주가 상승 효과 △투자자 신뢰도 향상 △주주 가치 향상 △기관투자자들의 관심 증대 등이 기대된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최근 KT의 호실적과 '밸류업 공시'를 호평하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SKT는 지난달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2026년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 △2026년까지 당기순이익 50% 이상 주주환원 △총매출 30조원과 AI매출비중 35% 달성을 골자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2026년까지 당기순이익 5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연결기준 자회사와 성장투자 성과를 반영하고 주주환원 규모의 상한선을 폐지한다. 현금배당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포함하고 분기배당을 지속 실시한다. KT는 이달 주주 가치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계획이 담긴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다. ROE 9~10%를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AICT 기업으로의 사업구조 전환 △수익성 중심의 사업구조 혁신 △재원 확충 △자사주 매입·소각 등 세부 달성방안을 제시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추진한다. KT는 2024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최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행해 KT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며 "4분기에도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주주 환원을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연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경쟁사에 비해서 시기가 다소 늦어진 것은 내년도와 중장기 사업 계획을 먼저 점검 하고 이를 바탕으로 목표 수준을 제시하기 위함"이라며 "당사의 시장 지표와 시장 피드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장기적인 재무 성과를 개선하고 기업과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