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인사이트]'반도체 노가다' 없앤다...'노코드' 솔루션! 잇다반도체 비전은

“SoC 설계 자동화로 생산성 향상, 반도체 인력난 해소에 혁신 이룰 것”

2025-11-14     정일규 프로
전호연
‘잇다반도체’(ITDA Semiconductor)는 반도체 시스템 설계를 노코드(No-code) 방식으로 디자인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2022년 9월에 설립됐다. 전호연 잇다반도체 대표는 “파워 및 클럭 시스템을 노코드 형태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파워, 클럭, 리셋뿐 아니라 모든 레이어 설계를 자동화한 SoC 캔버스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노코드 회사는 많지만, 반도체 설계를 노코드로 진행하는 회사는 잇다반도체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노코드는 생산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술인데 반도체 설계에서는 소프트웨어처럼 노코드를 사용하는 방식이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반도체 설계를 노코드 방식으로 자동화하면 생산성 향상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으며, 반도체 설계 인력난을 해소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잇다반도체는 향후 DFT(Design for Test) 시스템과 버스 시스템 등을 추가 개발해 대부분의 SoC 기능을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잇다반도체는 고객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대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두세 곳 정도의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기업에서 잇다반도체의 솔루션을 채용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 대표는 “스타트업으로 대기업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글로벌 기업와 함께하면 반도체 업계에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M&A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 잇다반도체 전호연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회사 이름이 특이한데요, 무언가를 이어준다는 의미입니까?

“저는 창업할 때 소프트웨어 기술과 하드웨어 설계 기술을 연결해서 잇는다는 의미를 담아서 회사명을 잇다반도체로 정했습니다. 반도체 설계를 할 때 소프트웨어적으로 접근하면 훨씬 더 강력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고 ‘잇다’라는 의미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 무엇을 하는 회사입니까?

“저희는 노코드(No-code) 방식으로 반도체 설계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노코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이잖아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생산성을 높이는 두 가지 주요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노코드를 통해 기능 블록을 미리 설계해놓고 이를 조합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이 두 가지 방법이 모두 적용되지 않고 있어 생산성 향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반도체를 노코드 방식으로 설계할 수 있다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저희는 바로 반도체 설계용 노코드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어떤 기능을 하는 블록을 미리 만들어 놓고 필요한 부분에 끼워 넣는다는 것이군요. 그렇게 많이 합니까?

“아니요. 반도체 업계에서는 잘 안 합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웹페이지나 앱과 같은 분야는 노코드로 설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경우의 수가 아주 많을 것 같은데요?

“그 경우의 수를 다 커버하는 것이 기술이죠.”

- 숫자로 얘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몇 개 정도나 필요합니까?

“맞습니다. 숫자로 얘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희 제품 이름은 SoC 캔버스입니다. 현재 파워 캔버스와 클럭 캔버스라는 제품을 개발했는데, 이 제품들을 사용하면 내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 반도체 설계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일종의 레고 블록 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노코드 설계를 많이 썼는데 반도체에서는 안 썼던 이유가 뭡니까?

“제가 많이 고민해봤던 부분인데, 반도체와 GUI를 사용하는 상위 레벨 소프트웨어는 서로 거리가 멉니다. 반도체 설계자들은 파이썬 같은 스크립트 언어를 활용해 자동화 작업을 많이 하지만, GUI나 고급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능력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작업은 스크립트를 통해 자동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제품화하거나 다양한 데이터 형식으로 조합할 수 있는 수준의 솔루션을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소프트웨어 개발 쪽에서도 반도체 분야에 특화된 시장이 없었고 전문성을 녹여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양쪽이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이런 이유로 반도체 설계를 위한 제품이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대표님은 회사 차리시기 전에 국내 대기업에서 SoC 설계를 하셨었죠?

“네. 삼성전자에서 16년간 SoC 관련된 업무를 했습니다.”

- 그쪽 업무를 하다 보니 효율성을 높이는 데 노코드가 유용하겠다고 해서 파워 캔버스와 클럭 캔버스를 만드신 것이네요. 기존에는 엔지니어가 파워나 클럭 관련해서 코드를 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지금은 만들어진 블록을 가져다 그냥 붙이면 구현이 되는 건가요?

“반도체 설계를 잘 모르는 분들은 이 일이 굉장히 복잡하고 고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반도체 설계자들의 업무 중 절반 이상이 문서 작업입니다. 문서 작업 중에서도 드로잉이나 데이터를 다루고, 그 데이터를 검토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예를 들어, 비주얼한 자료를 만들고, 그걸 제대로 그렸는지 확인한 다음에, 다시 코드로 변환하는 작업을 반복하죠. 그리고 그 코드가 그림과 맞는지 계속 검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사실, 그림이 바로 코드로 변환되면 되잖아요. 그런데 구글, 테슬라, 애플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다 비슷하게 작업하더라고요. 저는 그 점이 충격이었습니다. 몇백 페이지짜리 그림을 그려놓고 수십 명이 모여서 이게 맞는지 틀린지 검토하고, 그 후에 코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 검토하는 방식이죠. 삼성만 비효율적인 줄 알았는데, 빅테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연봉이 높아서 뭔가 엄청 대단한 것이 있을 줄 알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더라고요. 이 업계 자체가 전체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 회사의 솔루션 이름이 SoC 캔버스인데 도입해서 쓰는 회사가 있습니까?

“SoC 캔버스까지는 완성하지 못했고 파워 캔버스와 클럭 캔버스 두 가지 제품을 만들었는데 보스반도체에 처음 공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파워랑 클럭 관련해서는 보스반도체에서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님이 공급한 솔루션에서 필요한 것을 가져다 쓰고 있는 건가요?

“제품이 없는 상황에서 시작해서 저희도 설계를 진행하고 보스반도체 쪽도 설계를 같이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최종적으로는 저희가 만든 것을 구매해서 보스반도체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게 되었습니다.”

- 그러면 시간도 많이 단축됐겠네요?

“첫 번째 제품이라 시간 단축이 크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제품이 없는 상태에서 계약했기 때문에 공동개발 개념으로 개발을 해서 시간이 많이 단축되지 않았고 현재 두세 번째 업체부터는 극단적으로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파워랑 클럭이 제품마다 다 다를 것 같은데 이 솔루션을 사놓고 추가로 무언가 직접 코드작업을 해야 할 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요?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제가 경험했던 99%의 칩은 현재의 시스템 디자인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면 SoC 설계하는 회사들이 잇다반도체의 캔버스 제품을 구매하게 되면, 이 제품을 일종의 어시스턴트처럼 활용할 수도 있고, 또는 특정 작업을 전담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저희 설계 퀄리티가 국내에서는 아마 제일 높을 거예요. 저희 시스템 디자인으로 설계하는 게 직접 손으로 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더 퀄리티도 좋습니다.”

- 현재 파워와 클럭만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확장하실 계획입니까?

“저희는 시스템 컨트롤 쪽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능 설계를 중심으로 SoC 설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싶어 합니다. 요즘 주목받는 NPU 칩 같은 것들도 모두 기능 설계입니다. 하지만 기능 설계를 한다고 해서 SoC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이 점이 투자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설명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SoC 설계를 도시 건설에 비유하자면, 건물만 세운다고 도시가 되는 게 아니잖아요. 도시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도로, 신호등, 하수도, 그리고 시민 안전을 책임질 인프라 같은 필수적인 기능들이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SoC도 기능만 삽입한다고 해서 그 기능이 원활하게 동작하지 않습니다. 이런 기능들을 원활하게 동작하게 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국내에서는 그런 작업을 할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에도 SoC 업체가 100~150개 정도 있지만, 상용화된 칩은 많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이 고유한 기능을 가진 반도체를 만들려고 하지만, 그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려면 추가적인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점을 설명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SoC 다이어그램을 보면 CPU나 GPU 같은 블록이 들어가 있고, 그 사이 공간에도 무언가 채워져 있는데 이 작업에도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있었던 부서만 해도 그 작업에만 200~300명 정도가 투입되었으니까요.”

- 건물로 보면 겉으로는 티가 잘 안 나는 배관 공사, 전기 공사 같은 것이군요?

“네. 티는 잘 안 나죠. 해외 도시로 여행 가면 느끼실 텐데, 파리는 에펠탑으로 기억하지 상수도 시스템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 역할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최근 설계 회사의 얘기를 들어보면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베트남 현지에서 인력을 뽑아 운영하는데 원격으로 업무를 하다 보니 소통도 잘 안 되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제 잇다반도체의 솔루션이 전파되면 팹리스 업체가 겪고 있는 인력난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까요?

“저는 많은 부분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까지 비슷한 솔루션이 나온 적은 없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틈새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을 보면 IP 시장과 EDA 시장이 있죠. IP 시장은 주로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고, EDA 시장은 잘 설계된 반도체를 어떻게 공정으로 넘길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능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에 대한 시장은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형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기능을 조합하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거나, 인력을 투입해 해결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기술만으로 상용화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반도체 업계의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 솔루션을 어떤 식으로 판매하나요?

“현재는 IP 형태로 일단 판매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별로 라이선스료와 로열티를 받는 형태입니다. 고객이 충분히 확보되면 EDA 같은 형태로 공급하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회사 설립은 언제 하셨습니까?

“2022년 9월에 설립했습니다.”

- 투자도 많이 받으셨더라고요. 누적으로 얼마나 받으셨어요?

“약 36억 정도 받았습니다.”

- 올해 제품은 이미 공급했고 고객사는 연말에 테이프아웃을 하신다고 하는데 그러면 매출은 이미 나온 겁니까?

“매출은 이미 나왔습니다.”

- 올해 매출은 얼마나 됩니까?

“1억 5천만 원 정도입니다, 저희 솔루션이 업계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솔루션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외주와 비슷한 방식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저희 수준의 기술을 가진 회사가 반도체 업계에서 외주 작업을 하면 기본적으로 2억 원 정도는 받습니다. 저희는 ‘만약 솔루션 완성에 실패하더라도, 하드웨어는 반드시 완성해주겠다’라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래서 하드웨어를 완성하고 나서 나머지 금액을 받게 된 것입니다. B2B이고 특히나 반도체 업계는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을 매우 꺼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 나중에 칩이 나와서 제대로 잘 작동하면 하나의 레퍼런스가 되는 거네요?

“네.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앞으로 내년, 내후년, 3~5년 뒤에는 고객사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제품군은 얼마나 확대해서 결과적으로 매출은 어느 정도로 늘어나리라 예측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제가 대표를 처음 해보는 것이라 그 부분이 진짜 어렵더라고요. 다만, 현재 두세 고객 정도, 그리고 대기업 한 군데와 계약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 영업은 어떻게 하신 겁니까?

“이 업계에서는 인맥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제가 영업 활동에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 그래서 신규 계약이 두세 개 정도 더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두세 곳 정도의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저희 솔루션을 어떤 시장으로 더 확장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대기업이 저희 솔루션을 받아들여 레퍼런스 시스템으로 활용하게 된다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면, 저희나 중소기업이나 자금적인 한계가 있어서 그 과정이 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 현재 논의 중인 계약이 모두 성사된다면 매출은 어느 정도나 될까요?

“약 10억 원에서 15억 원 정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 말하자면 설계 솔루션 회사잖아요. 설계 솔루션 스타트업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M&A가 많이 일어나더라고요. 시놉시스, 케이던스, 지멘스 같은 큰 회사들은 스타트업이 커질 만하면 인수해서 매출이 확 늘어나는 경우도 있고, 혹은 경쟁사를 없애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겠지만, 크고 작은 M&A가 매년 활발히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혹시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두고 계신가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M&A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신생업체가 대기업 시장에 진입하는 게 정말 어렵거든요. 창업한 지 몇 개월 안 돼서 대기업에 제품을 소개했는데, 그쪽에서 우리 제품을 승인해줄 수 없다는 거예요.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언제 망할지 모르는 회사의 솔루션을 사용하는 건 비즈니스적으로 어려운 결정이더라고요. 하지만 예를 들어, 시놉시스 같은 회사가 저희 제품을 공급한다고 하면, 그냥 돈 주고 사면 되는 거죠. 시놉시스가 망할 회사가 아니니까요. 물론, 저는 돈만을 보고 창업한 게 아니라 반도체 업계를 한번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바꾸는 것보다 더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M&A도 그런 관점에서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파워와 클럭 제품이 있는데, SoC 영역에서 어느 정도까지 제품군으로 확대할 수 있을까요?

“제가 다음으로 기획하고 있는 것은 DFT(Design for Test) 시스템입니다. DFT 툴은 이미 존재하지만, 많은 사람이 DFT를 너무 어렵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SoC를 DFT 툴에 맞춰서 적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희는 클럭과 파워 솔루션처럼 이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는 DFT 솔루션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DFT는 사실 굉장히 중요한 분야입니다. 말씀드렸듯이, 미국에서는 이런 엔지니어들이 눈에 잘 안 보이는 역할을 하지만, 엄청난 연봉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DFT 엔지니어는 연봉이 4~5억 원 이상인데, 그 이유는 칩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삼성조차도 경험 많은 DFT 엔지니어가 부족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DFT를 거의 하지 못하거나, 열심히 해도 양산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이 부분을 자동화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기술적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 지금 직원은 몇 분이나 있습니까?

“12명입니다.”

- 앞서 대기업 영업의 어려움을 말씀하셨는데 중소기업은 어떻습니까?

“중소기업은 오히려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파워나 클럭 시스템에 저희 솔루션을 사용하면 전력 절감이 15%에서 30%, 많게는 40~50%까지 가능합니다. 퍼센티지로만 보면 그리 큰 차이가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공정 노드 관점에서 보면 한두 세대 이상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험이 없다 보니, 국내에서는 파워 시스템 설계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구글 같은 대기업에서는 제가 일할 때만 해도 15~20명 정도가 파워 시스템 설계에 투입되었고, 해외 자료를 보면 20~30명 정도가 참여해야 그 정도의 퀄리티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예 그런 설계가 필요한지조차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외국 빅테크 회사처럼 20~30명을 한 프로젝트의 파워 시스템 설계에만 투입할 수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아예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잇다반도체의 솔루션이 잘 보급돼서 중소업체들의 인력난이 해소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도 앞으로 레퍼런스를 더 쌓고, DFT 시스템과 버스 시스템을 포함해 몇 가지 핵심 시스템만 더 추가하면, 대부분의 SoC 기능을 그림 형태로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눈에 잘 띄지 않은 작업을 한 사람이 레고처럼 뚝딱 연결하면 다 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네요.

“네, 그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도 나름의 문제가 있는데, 참여하는 인원이 너무 많다 보니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이로 인해 퀄리티가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저희가 노코드 방식을 추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데이터를 하나의 툴로 통합 처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만약 이 방식이 받아들여진다면, 시장에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해주시죠.

“저희는 반도체 업계에서 흔치 않은 스타트업다운 아이템으로, 스타트업답게 도전하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칩 회사들이 저희와 함께 반도체 개발에 동참해준다면, 그것은 일종의 컴퓨팅 드림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그 꿈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대담 : 한주엽 전문기자
정리 : 손영준 에디터
촬영편집 : 정일규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