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내년 1분기까지 디스플레이 일시 수요 상승 가능성"
시장조사업체 DSCC 전망...관세 부과 대비 '사재기' 나타날 수도
2025-11-14 이기종 기자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디스플레이 수요가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시장조사업체 DSCC가 최근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관세가 부과되기 전 디스플레이를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2017년 4분기에도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에선 TV와 여타 전자제품 수입이 급증한 바 있다.
하지만 DSCC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디스플레이 수요가 늘어도 관세가 부과되면 다시 디스플레이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8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미국이 수입한 제품 총액은 2조4000억달러, 이 가운데 13%(3150억달러)가 중국산 제품이다. 여기서 디스플레이 산업과 관련된 제품은 품목분류코드 84류(chapter 84)인 기계류와 PC 등 기계장비, 그리고 85류(chapter 85)인 스마트폰과 TV 모니터 등의 전자기계·장비 등이다. 9월까지 미국의 84류 수입액은 3810억달러, 85류 수입액은 3440억달러다. 이 가운데 중국산 제품은 84류 590억달러, 85류 840억달러다.
현재 미국이 수입하는 PC와 모니터,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기기는 어느 나라에서 생산하든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TV의 경우 멕시코와 중국을 뺀 국가에서 만든 TV에는 3.9%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으로 멕시코산 TV에는 관세가 붙지 않는다. 중국산 TV에는 현재 11.4% 관세가 붙는다. 이 수치는 일반 관세(3.9%)와 2019년 4분기부터 중국산 TV에 적용 중인 7.5% 징벌적 관세를 더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에 미·중 무역전쟁 일환으로 도입한 것인데,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유지했다.
올해 3분기 미국의 85류 수입액은 1260억달러였다. 전체 수입액 내 비중은 15%였다. 85류에 속하는 중국산 제품 수입액은 327억달러로, 전체(1260억달러)의 26%였다. 국가별 비중에선 중국이 가장 높다.
2020~2024년 중국산 제품 수입액 비중은 천천히 줄었다. 올해 2분기 중국 비중은 23%로, 2016년 이후 가장 낮다. 2017년 4분기 중국산 전자제품 수입액 비중은 47%까지 올랐는데, 이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수입이 늘어난 결과였다.
중국 다음으로 85류 비중이 큰 멕시코도 이 시장 비중이 줄었다. 비중이 커진 국가는 베트남과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국가다.
전자제품 중 단일품목 기준으로 수입액이 가장 큰 제품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교체주기 장기화로 최근 수년간 수요가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수입 물량은 전년비 2% 늘었지만, 매출은 2% 줄었다. 스마트폰 평균가격은 전년비 4% 떨어진 335달러였다.
올해 3분기 미국이 수입한 중국산 스마트폰 물량과 금액은 전년비 각 2%, 3% 줄었다. 2023년 줄었던 미국의 베트남산 스마트폰 수입 물량은 32% 늘었지만, 매출은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베트남산 스마트폰 평균가격이 지난해 3분기 452달러에서 올해 3분기 353달러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인도산 스마트폰 수입 물량과 금액은 각각 21%, 26% 늘었다. 인도산 스마트폰 평균가격은 지난해 3분기 406달러에서 올해 3분기 424달러로 올랐다.
미국 PC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2022년까지 90%를 웃돌았지만 2023년 84%로 떨어졌다. 올해 3분기에는 물량 기준 73%, 금액 기준 66%로 떨어졌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 의존도가 떨어졌지만, 중국 비중은 여전히 높다.
3분기 미국의 베트남산 PC 수입의 경우, 물량은 전년비 60% 늘어난 570만대, 매출은 56% 늘어난 34억달러였다. 베트남산 PC 평균가격은 지난해 3분기 624달러에서 올해 3분기 607달러로 하락했다.
미국이 수입하는 모니터도 중국산 비중이 크지만 점유율은 줄고 있다. 올해 3분기 중국산 모니터 수입 물량과 금액은 각각 전년비 4%, 3% 늘었다. 하지만 물량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90%에서 올해 3분기 84%로 줄었고, 금액 점유율도 같은 기간 82%에서 79%로 줄었다.
베트남산 모니터 수입 물량은 139%, 금액은 90% 뛰었다. 베트남산 모니터 평균가격은 187달러에서 148달러로 떨어졌다. 미국이 수입한 모니터 전체 평균가격은 전년비 4% 낮은 154달러였다.
미국이 수입하는 TV의 경우 중국산 비중은 다른 제품보다는 낮다. 미·중 무역전쟁 이전까지 미국 수입 물량에서 중국산 TV 비중은 50%를 웃돌았지만, 2018~2021년 중국산 TV 수입 비중이 줄었다. 현재는 물량 기준 20%, 금액 기준 10% 수준이다.
올해 3분기 미국의 전체 TV 수입 물량은 전년비 7% 늘어난 1310만대, 금액은 2% 늘어난 34억5000만달러다. 평균가격은 같은 기간 279달러에서 264달러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중국산 TV 수입 물량은 35%, 금액은 40% 늘었다. 평균가격은 4% 올랐다. 멕시코산 TV 수입 물량과 금액은 모두 전년비 4% 감소했다. 평균가격은 355달러에서 354달러로 떨어졌다. 베트남산 TV 수입 물량과 금액은 각각 22%, 16% 늘었다. 평균가격은 177달러에서 166달러로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대통령 취임 후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60% 관세를 추가 부과하면 제품 가격은 큰 폭으로 뛴다. 현재 중국산 TV에는 11.4% 관세가 붙는다. 올해 미국으로 수입된 중국산 TV 평균가격은 136달러였는데, 11.4% 관세가 붙으면 151달러가 된다. 여기에 60% 관세를 추가 부과하면 가격은 233달러까지 올라간다. 또,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중국산 스마트폰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하면 가격은 329달러에서 526달러로 오른다.
DSCC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공약대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전자제품 공급망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생산지역을 중국 외 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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