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알토 네트웍스, 多플랫폼 전략으로 사이버보안 '초격차' 벌린다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잔여계약액 126억달러, 20% YoY
2025-11-22 이석진 기자
사이버보안 상장사 기준 시가총액 1위(1300억달러)인 팔로알토 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가 시장추정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팔로알토는 플랫폼 연구독매출(ARR)이 전년 대비 40% 증가한 약 45억달러(추정치 43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방화벽과 보안액세스서비스엣지(SASE) 같은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외 보안정보이벤트관리(SIEM), 보안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SOAR)과 위협탐지·대응(EDR) 등 솔루션을 다각화한 덕이다.
현재 사이버보안 업계 트렌드는 개별 소프트웨어가 아닌 통합 플랫폼이다. 니케시 아로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사이버보안 업계의 실적발표에서 플랫폼이라는 단어의 언급 빈도가 작년 대비 50% 증가했다"고 말할 정도다. 플랫폼화는 보안 아키텍처를 간소화할 뿐 아니라 보안 데이터를 한 곳에 수집해 워크플로우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팔로알토는 6년 전부터 플랫폼화에 나선 뒤 3분기 기준 약 ,100개 기능을 플랫폼에 통합했다. 팔로알토는 향후 2030년까지 2500~3500건을 목표로 한다.
팔로알토는 △통합 네트워크 보안 플랫폼 '넷섹(NetSec)' △인텔리전스 플랫폼 '코어텍스(Coretex)' △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 보안 플랫폼 '프리즈마 클라우드(Prisma Cloud) 등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약 45억달러의 연구독매출(ARR) 중 20억달러는 넷섹, 10억달러는 코어텍스, 7억달러는 프리즈마 클라우드에서 발생했다. 팔로알토의 주력 제품은 여전히 네트워크 보안 플랫폼이며, 3분기 동안 넷섹에서 SASE을 이용하는 고객은 무려 20%나 증가했다. 이중 40%는 신규고객이다. SASE는 조직의 내부 네트워크와 외부의 경계를 분리하지 않고 어디에 있든 동일한 네트워크 액세스 접근을 요구하는 보안 방식이다. 넷섹은 SASE뿐 아니라 ADEM과 CASB 같은 네트워크 성능 모니터링과 가시성 도구도 제공한다
코어텍스는 XSIAM 기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XSIAM은 다양한 보안 시스템에서 로그 데이터를 수집해 실시간으로 위협을 탐지하고 대응하는 차세대 SIEM이다. 팔로알토는 지난 9월 IBM의 SIEM 자산인 큐레이더(QRadar)를 인수한 뒤 해당 고객을 XSIAM로 마이그레이션시키고 있다. 현재까지 마이그레이션에 따른 총계약가치는 8000만달러 이상이며, 큐레이더의 500개 이상 파이프라인을 고려시 10억달러까지 달할 수 있다.
니케시 아로라 CEO는 "현재 SIEM의 90%가 큐레이더와 스플렁크(Splunk) 등 10~15년된 오래된 제품이다. 엔드포인트 보안이 시만텍(Symantec)과 맥아피(McAfee)와 같은 전통 제품에서 신생 제품으로 교체 주기를 거쳤던 것처럼 향후 5년간 레거시 SIEM도 새로운 플레이어로 대체될 것이다"고 말했다.
프리즈마 클라우드는 여러 보안 업체를 인수합병(M&A)함으로써 기능을 강화했다. 지난해 팔로알토는 디그(Dig)를 인수해 데이터보안태세관리(DSPM)를 프리즈마 클라우드에 추가했다. DSPM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잠재적인 공격 경로를 추적해 크리티컬 데이터를 자동으로 보호한다. 또한, 팔로알토는 23년 12월 탈론(Talon)을 인수한 뒤 엔터프라이즈용 브라우저 '프리즈마 액세스 브라우저'를 출시했다. 이 브라우저는 크롬과 같은 퍼블릭 브라우저 대비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한다.
이처럼 플랫폼 다각화 전략은 상호보완적이면서도 독립적으로 운영해 시스템 리스크가 분산된다는 장점이 있다. 상호보완의 예시로 프리즈마 클라우드 고객의 약 1/3은 하나 이상의 코어텍스 기능을 함께 이용한다. 프리즈마 클라우드가 클라우드에서 수집한 로그 데이터를 코어텍스에 전달하면, 코어텍스는 XSIAM과 SOAR 기능으로 더 깊이 있는 분석과 자동화된 보안 대응을 지원하는 식이다. 후자의 경우 지난 8월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의 단일 통합 플랫폼 팔콘(Falcon)의 시스템 중단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한편, 팔로알토는 2025년 4월까지 연간 실적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연매출 전망범위 중앙값은 91억2500만달러에서 91억4500만달러(컨센서스 91억5000만달러)로 상향했다. 12월 6일부로 팔로알토 주식은 1/2 액면분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