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中배터리 공장 핵심장비 대결 이번주 윤곽
'필에너지 vs. 우원기술'…조립공정 장비 대상
2025-11-25 이수환 전문기자
삼성SDI 중국 시안 배터리 공장의 핵심장비 공급사가 이르면 이번주 발표된다. 전기차 배터리 판매 둔화로 신규 장비 발주가 지연되고 있어 후방산업계에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시안 공장 증설에 필요한 핵심장비 협력사 선정을 이번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노칭(Notching)과 스태킹(Stacking) 장비다. 수량은 10대, 규모는 1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현재 우원기술과 필에너지가 천안 M라인에 파일럿 장비를 공급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노칭과 스태킹은 배터리 형태를 만드는 '조립공정'의 첫 번째 과정이다. 양극와 음극의 탭(Tab)을 만들고, 배터리 셀을 계단처럼 차곡차곡 쌓는 스태킹 공정으로 이어진다. 과거에는 노칭-스태킹 공정이 분리되어 있었다면, 최근에는 일체형 인라인(In-Line) 기술이 구현되어 있다.
시안 공장의 노칭-스태킹 공정은 독특한 배터리 셀 구조를 채용했다. 내부는 물론 외부의 양극과 탭이 위쪽으로 마련되어 있는 '톱 탭(Top Tab)' 구조다. 기존에는 내부 양‧음극 탭이 좌우에 마련되어 있는 '사이드 탭(Side Tab)' 형태였다. 사이드 탭에 캡(Cap) 어셈블리 부품을 연결해 외부에서는 위쪽으로 양‧음극 단자가 제공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는 울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 설계에 내‧외부 탭을 모두 위쪽으로 만든 '톱 탭' 구조를 처음으로 사용한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셀도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은 고객사 요구 때문"이라고 전했다.
삼성SDI 시안 공장은 2015년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4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2016년부터 시작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로 배터리 라인 가동률 상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 배터리 기업이 만든 제품을 전기차에 탑재하면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후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판매가 늘어나고, 라인 개조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2021년 일부 투자가 이뤄졌다. 112Ah 각형 배터리 모델이 추가됐다. 이번 투자는 직전보다 규모가 더 크다. 원료 투입과 믹싱 등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조립공정 등은 신규로 장비를 새로 마련해야 한다.
변수는 미국 대선 결과다. 저렴하게 고성능 배터리를 만들어 공급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중국에서 만든 배터리를 탑재하면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SDI는 증설 계획 일부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중국과 국내에 모두 신형 배터리 생산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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