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오포 이어 비보에도 美표준특허 46건 매각
10월 매각...한국 패밀리 특허도 31건 이전
LG전자, 앞서 오포·TCL킹에 표준특허 매각
2025-11-27 이기종 기자
LG전자가 중국 오포와 TCL킹에 이어 비보에도 미국 표준특허를 매각했다. LG전자는 2021년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 뒤 특허를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비보는 오포와 함께 중국 BBK 그룹 계열사로, 특허가 부족하다.
27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초순 비보에 미국 표준특허 46건을 매각했다. 대부분 영상신호 압축에 필요한 코덱 표준특허다. 코덱은 디지털 비디오와 오디오 압축, 압축 해제하는 기술을 말한다.
특허 46건의 기술군은 △내부 예측(Intra Prediction) △프레임 간 예측(Inter Prediction) △변환 부호화(Transform Coding) △움직임 벡터 예측(Motion Vector Prediction) △기반 부호화(Chroma Format) △아핀 움직임 예측(Affine Motion Prediction) △비트스트림 신호화(Bitstream Signaling) △고주파수 제거(High-Frequency Zeroing) 등으로 분류된다.
LG전자는 이와 관련한 한국 패밀리 특허 31건도 이달 중순 비보에 이전했다.
LG전자가 중국 업체에 표준특허를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G전자는 2023년 11월부터 2024년 4월 사이 오포에 미국 표준특허 55건을 매각했다. 2024년 1월에는 TCL킹에 미국 표준특허 14건을 이전했다. LG전자는 이와 관련한 한국 패밀리 특허를 2024년 2~3분기 오포에 32건, TCL킹에 7건 매각했다. TCL킹은 중국 TV·가전업체인 TCL 그룹 계열사다.
LG전자가 비보에 표준특허를 매각한 것은 특허 수익화 차원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4월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 뒤 남은 2만4000여건의 4G·5G·와이파이 등 통신특허를 포함한 표준특허를 수익화에 사용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했기 때문에 LG전자는 관련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특허수익을 올릴 수 있는 특허관리전문기업(NPE)과 비슷한 지위를 확보했다.
LG전자가 앞서 오포에 표준특허를 매각할 당시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풀이가 나온 바 있다. LG전자는 표준특허가 많고, 오포와 비보 등은 특허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포와 비보 등은 표준특허 매입하면서, 장기적으로 표준특허풀에서 라이선스료를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 1분기 애플, 그리고 또 다른 업체 1곳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890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료 수익을 올렸지만, 이후 굵직한 계약은 맺지 못했다. 2022년 1분기 당시 LG전자가 애플과 체결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 규모는 8000억원이었다.
LG전자는 삼성전자로부터는 아직 대규모 특허 라이선스료를 받지 못했다. 삼성전자 TV 사업부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TV용 화이트(W)-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수년간 구입키로 하면서,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상대로는 특허 수익화를 적극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올해 삼성전자 TV 사업부가 LG디스플레이에서 구매한 OLED TV 패널 물량이 수십만대에 그친 게 변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삼성전자의 OLED TV 출하량은 94만대다. 삼성전자 OLED TV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도 사용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2022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사업목적에 '특허 등 지적재산권 라이선스업'을 추가했다. 2022년 4월 타이사 리서치(Taissa Research)에 미국 특허 83건, 2022년 9~12월 중국 징코솔라에 미국 특허 365건을 차례로 매각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gjgj@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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