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최주선 삼성SDI호 과제는 성장동력 확보
반도체, 디스플레이 경험 배터리에 접목할 듯
2025-11-28 이수환 전문기자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내정됐다.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으로는 조남성 대표이사(현 원익홀딩스 부회장), 전영현 대표이사(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겸 DS부문장)에 이어 세 번째 사례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거쳐 삼성SDI로 이동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내정자의 가장 큰 과제는 배터리 업황 극복이다.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전영현 대표가 부임한 이후 삼성SDI 매출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19년 연매출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2021년 13조5532억원, 2022년 20조1241억원, 지난해는 22조708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증권가에서 예측한 삼성SDI 매출은 17조7000억원대다. 영업이익은 반토막인 81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편광필름과 같은 1조원대 매출을 기록했던 전자재료 사업 매각으로 전체 매출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수년 동안 기록한 성장세가 꺾이는 것이다.
단순히 업황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완성차 고객사의 주문이 들어오고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몇 년 동안의 시간이 걸리는 수주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최윤호 대표 시절의 실적은 전임자가 만들어 놓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마찬가지로 향후 삼성SDI 실적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삼성SDI는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스텔란티스, 현대자동차 등 굵직한 고객사를 여럿 확보했다. 수주 자체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률 확보가 관건이다. 2020년 10%대에 진입한 영업이익률은 이후 7~8%대에 머물러 있다. 올해는 5% 유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시에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GM과의 미국 배터리 합작사, 헝가리 공장 증설과 기존 배터리 사이트별 보완 투자가 필요하다. 신규 폼팩터를 활용할 고객사도 새로 확보해야 한다. 전영현 대표 시절 배터리 캔(CAN) 내재화와 양극재 합작사, 장비 협력사 지분 투자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다른 배터리 산업 고유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소재 비중이 높고, 전기차 화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성장의 한계를 절감할 수도 있다. 관전 포인트는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느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서비스 영역으로의 적극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삼성SDI는 "최주선 신임 대표는 그간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과 회사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디일렉=이수환 전문기자 shulee@bestwaters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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