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인텔, 팻 겔싱어 CEO 전격 사임
사실상 이사회 강제 퇴출
2025-12-03 이선행 기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2021년 취임한 지 4년 만이다.
사실상 강제 퇴출로 보인다. 3일 로이터통신은 “인텔 이사회가 겔싱어 전 CEO에게 은퇴나 해임 중 선택을 지시했고, 겔싱어 전 CEO가 스스로 물러나기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주 겔싱어와 이사회가 시장 점유율 회복, 엔비디아와의 격차 해소 방안을 논의하면서 의견 충돌이 극심했다. 사실상 이사회가 강제 퇴출시킨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 이사회는 새 CEO를 찾는 동안 임시 공동 CEO로 데이비드 진스너와 미쉘 존스턴 홀타우스를 임명했다.
프랭크 예리 인텔 이사회 임시의장은 “더 간결하고, 단순하며, 민첩한 인텔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공정 리더십이 제품 리더십의 핵심”이라며 “효율성∙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경영난을 앓는 중이다. 1968년 설립된 이후 1990년대 세계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90% 가량의 점유율을 자랑하던 회사는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떠오르는 과정에서 트렌드를 놓쳤다.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고 전체 직원의 15%인 1만5천명을 정리 해고했다. 퀄컴의 인수합병(M&A) 매물로 거론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겔싱어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1979년 18세의 나이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최고 기술 책임자(CTO)에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다. 2021년 2월 ‘반도체 왕국 재건’을 목표로 위기에 빠진 인텔의 CEO로 복귀했다.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수년 내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으며, 이른바 ‘인텔 지원법’이라 불리는 ‘반도체 법’을 만들어 미국 정부로부터 78억6500만달러(약11조원)의 직접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