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스마트폰 기판사업 구조조정...부산 사업장 폐쇄

베트남 이전 예정

2020-10-10     이기종 기자
HDI(High
삼성전기가 스마트폰 기판(HDI) 사업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선다. 부산 사업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HDI 기판 사업을 베트남 공장으로 통폐합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사업장 생산라인은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삼성전기의 주요 HDI 생산기지는 중국 쿤산 공장이었다. 이쪽 역시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구조조정 방안을 고려 중이다. HDI는 스마트폰 기판을 만들 때 사용하는 인쇄회로기판(PCB)이다.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 같은 고부가가치 PCB보다 수익성이 낮아 인건비가 높은 대기업 계열사가 생산하기에는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지적이 수년째 이어진 부품이다. 물량이 적은 부산 HDI 생산라인은 연내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부산 사업장에 HDI를 주문한 여러 고객사에 올해 HDI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 공장의 HDI 기판 장비 중 노후 장비는 파기하고 나머지 장비는 베트남 공장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기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던 HDI 물량은 국내 유력 PCB 업체 A사에 넘겼다"고 전했다. 이어 "A사는 삼성전기에서 받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자체 HDI 생산라인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는 협력사, 관계사에 일부 사업장 HDI 사업 정리 계획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두 달 전부터 일부 사업장 철수 계획을 알렸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과 부산에는 물량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 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 삼성전기 중국 쿤산 공장이 수 년째 적자였다"면서 "장기적으로 베트남 HDI 생산도 철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당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용 HDI 기판은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저조한 수익성을 삼성전기의 HDI 사업 구조조정 배경으로 꼽는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기 같은 대기업은 높은 인건비 때문에 부가가치가 낮은 HDI 사업에서 수익을 올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삼성전기에서 HDI 기판을 생산하는 기판솔루션사업부는 2014년(당시는 ACI 사업부)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20% 미만(18.7%)으로 떨어졌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PCB 업체의 급부상 등으로 삼성전기의 HDI 사업 수익성은 점차 악화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전기가 HDI 기판 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국내 대기업의 HDI 기판 시장 점유율도 감소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이미 청주 사업장에 있던 HDI 기판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했다. 이곳의 생산시설은 구미 사업장으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PCB 분야에서 HDI 사업은 구조조정하지만 반도체 기판과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사업은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HDI 사업을 축소하면 전체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회사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