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2021년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가동

2025년까지 아산1캠퍼스 8세대 LCD라인 순차 전환

2019-10-10     이종준 기자
문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중심의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양산라인과 기술개발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날 삼성디스플레이는 문재인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아산2캠퍼스에서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을 정부·연구기관·협력업체와 맺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디스플레이 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 혁신의 근간"이라며 "지난 7월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3조원 투자 발표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투자 발표로 그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핵심 대형 디스플레이에만 13조원 이상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기업인의 소임을 다하겠다"며 "대통령께서 항상 강조하는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말이 세계 최고를 항한 길이라는 걸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SFA, 원익IPS, HB테크놀로지, 이오테크닉스, 예스티, 동진쎄미켐 등 협력 장비·소재업체 관계자 100여명과 학계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발표를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액정디스플레이(LCD)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기술 전환을 공식화하게 됐다. 스마트폰·노트북용 중소형 디스플레이 분야는 몇 년전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로 기술 전환을 마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인 Q1라인을 구축한다"며 "2021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65인치 이상 초대형 QD디스플레이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8세대(2200x2500㎜) 액정표시장치(LCD) 라인을 단계별로 QD 라인으로 전환하며,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했다. Q1라인은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1캠퍼스의 LCD 생산라인인 8-1라인의 페이즈1을 뺀 공간에 깔린다. 현재 기존 라인의 장비 철거 작업이 진행중이다. 일부 겸용장비는 개조해서 쓰기로 했다.   Q1라인의 생산능력은 8.5세대(2200x2500㎜) 기판 투입 기준 월 3만장이다. 기판 1장당 싱글컷으로 65인치 패널 3장, 75인치는 2장씩 뽑아낼 수 있다. 2021년 Q1라인 풀 가동시 만들어 낼 수 있는 65인치 패널량은 수율을 85%로 가정했을 때 연간 100만장(91만8000장)이 채 안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에 발표한 총 투자금액 13조1000억원 투자안에서 10조원은 시설투자에 쓰고 나머지 3조1000억원은 연구개발(R&D)에 쓸 계획이다. 2025년까지 8라인 LCD 생산라인 4개를 모두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2번째 전환라인이 될 8-1라인 페이즈2라인은 내년 중순 가동을 멈출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4개 라인 전환 완료후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 풀가동시 수율 90%로 계산되는 싱글컷 65인치 패널의 연간 생산량은 388만8000장이다. 같은 기준으로 75인치 사이즈로만 만든다고 가정할때 연간 생산가능대수는 259만2000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8라인과 함께 아산1캠퍼스내 위치한 7세대(1950x2250㎜) LCD 생산라인인 7-2라인의 전환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에 새로 이름 붙인 'QD디스플레이'는 소재 중심의 명명법이다. QD LCD, QD OLED, QLED 모두가 포괄된 개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1라인의 기술을 QD OLED라고 불러왔다. 이는 광원 중심 명명법이다. 발광원으로 삼은 블루 유기물에서 나온 파란빛 일부가 퀀텀닷 층을 통과하며 레드나 그린으로 변환되고, 컬러필터에서 빛이 걸러지며 픽셀이 되는 구조가 지금까지 알려진 QD OLED 컨셉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를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기술인 화이트(W)OLED와 같은 기술 카테고리로 묶는다. 진공기상증착 유기물 발광과 컬러필터 사용을 핵심 공통점으로 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기술 로드맵인 QLED는 잉크젯 프린팅으로 올린 퀀텀닷을 빛발광(PL)이 아닌 전기발광(EL) 시키는 기술이다. 이번 투자의 종착역이 QD를 활용한 이른바 무기EL이기 때문에 QD OLED가 아닌 'QD 디스플레이'로 불러야 한다고 삼성디스플레이는 강조했다.  R&D비용에 책정된 3조1000억원은 QD 소재와 발광방식 연구, 즉 무기EL에 투자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잉크젯 프린팅 설비, 신규 재료 개발 등 진정한 QD디스플레이 양산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업체들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Q1 라인의 수율 확보가 삼성디스플레이의 당면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의외로 박막트랜지스터(TFT)에서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13년 대형 OLED 양산을 시작한 LG디스플레이도 TFT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QD OLED의 TFT는 옥사이드(Oxide)가 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옥사이드 TFT를 꾸준히 연구하면서 WOLED에 적용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쪽 연구에 공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OLED 전문가 중 한 명인 권장혁 경희대 교수는 "퀀텀닷 색변환 기술을 넣어 OLED TV 시장에 들어가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지금도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빨리 결정해서 진행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가 QD LCD를 많이 팔아 돈을 벌고 있지만 하이엔드(최고급) 영역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을 쓴 TV가 자리잡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 기술과의 차별화를 위한 기술경쟁으로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산캠퍼스를 방문한 문 대통령 등 정부·업계 관계자 앞에서 219인치 마이크로LED TV '더 월'을 시연했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사업영역이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그동안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문의에 줄곧 QD LCD TV의 브랜드명인 'QLED TV'와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투트랙 전략을 강조해왔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2021년 이후 삼성디스플레이의 Q1 라인에서 생산된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한 TV를 최고급 제품군으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VD사업부는 현재 필름 기판 백라이트유닛(BLU) LCD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명암비를 높이고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컨셉으로 모니터용 디스플레이의 내부 시연까지 마친 상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까지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개량 LCD 기술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