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ESS 화재 방지 대책에 2000억원 투입

배터리 문제없어, 국내 전 사업장에 특수 소화 시스템 제공

2019-10-14     이수환 기자
임영호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본부장(부사장)은 14일 오전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진행된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정성 종합 대책 설명회’에서 “강화된 안전 조치로 그동안 있었던 화재는 예방할 수 있다”며 “이번 대책을 통해 ESS 화재 우려가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ESS 화재가 이어지면서 두 가지 방안을 내놨다. 하나는 지난해 7월부터 삼성SDI 배터리가 적용된 ESS 사이트에 센서와 펌웨어를 이용해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배터리 셀 자체에 특수 소화 시스템을 적용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투입되는 비용은 최대 2000억원 수준이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조치할 계획이다. 대대적인 안정성 강화조치 배경은 국내 ESS 생태계 복구를 위해서라는 게 삼성SDI의 설명이다. 위기에 직면한 국내 ESS 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어야 한다는 대승적 차원이다. 삼성SDI는 이제까지 발생한 ESS 화재 복구 비용으로 200억원 이상을 비용을 썼다. LG화학의 경우 2분기까지 ESS 충당금 손실이 500억원을 넘었다. ESS 화재가 잇따르면서 3분기까지 영업손실은 이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정부가 지난 6월 ESS 화재 사고 원인 조사 결과와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한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한달 사이에 예산·평창·군위에서 ESS 화재가 발생했다. 이 가운데 평창 ESS가 삼성SDI 배터리를 썼다. 임 부사장은 “현장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당장 (원인을) 말하기 어렵다”며 “해당 ESS는 강화된 안전 조치가 이뤄지는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최근 정부는 예산·평창·군위 ESS 화재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단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종전 민관합동 ESS 화재 사고 원인조사 위원회 인원과 국회, 배터리 업계가 추천하는 인사가 추가로 포함된다. 조사 결과에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권영노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재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며 끝까지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배터리가 아닌 설치와 운영,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임 부사장은 “해외에 수출된 배터리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국내외 배터리 모두 같은 제품인데, 우리나라는 설치와 관리는 물론 운영에 있어 부족한 점이 많아 10년 이상 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해외 사업자는 ESS를 오랫동안 운영해봤고 설치, 운영 법규를 철저하게 지킨다. 이 부분에서 국내와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