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전자재료로 매출 견인…QD디스플레이용 신소재 개발
전기차 배터리 4분기에 큰 폭으로 확대 예상
연매출 10조원 달성도 가능할 듯
2019-10-29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100억원 수준이었으나 1660억원에 그쳤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여파, 원통형 배터리 수요 감소 등 수익성 높은 사업이 타격을 입은 것이 영향을 끼쳤다.
전기차(EV) 배터리, 전자재료 사업이 꾸준히 매출 확대를 이끌면서 외형 성장은 지속했다. 국내 대신 해외 ESS 매출도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조2765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를 소폭 웃도는 2조7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면 연매출 10조원 달성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연매출 10조원은 삼성SDI 창립 후 최초다.
29일 삼성SDI는 3분기 매출 2조5679억원, 영업이익 166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각각 6.8%, 5.5%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31.29% 하락했다. 지속된 ESS 화재 여파가 컸다. 정부의 ESS 화재 조사 직후 6월부터 매출이 발생했다. 8월부터 판매가 빠르게 늘었지만 9월 평창에서 삼성SDI 배터리를 사용한 ESS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찬물을 부었다.
삼성SDI의 분기당 ESS 영업이익은 5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4분기부터는 ESS 화재 예방을 위한 특수 소화 시스템 투자가 본격화된다. 2000억원 가량이다. 한 번에 비용이 쓰이지는 않는다. 최대 8개월 동안 전국 1000여개 ESS에 순차 적용된다. ESS 판매가 원활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 영업이익 확대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배터리 사업 전반의 매출 상승은 기대해 볼 수 있다. 손미카엘 전지 전략마케팅 전무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유럽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보조금 정책 변화와 신모델 부재로 성장이 둔화한 미국, 중국도 모멘텀이 회복되리라 본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삼성SDI는 4분기 실적 전망에서 주요 고객향 신규 모델 중심으로 공급이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전자재료 사업도 매출, 수익성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편광필름 사업이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4분기 매출이 다소 하락할 수 있으나 디스플레이, 반도체 재료 공급이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Q1 라인에서 생산할 ‘퀀텀닷(QD)디스플레이’용 신소재 개발도 진행 중이다. 김경훈 전자재료 전략마케팅 전무는 “중소형 OLED용으로 양산해 공급하는 P도판트와 박막 봉지재(TFE: Thin Film Encapsulation)는 QD OLED에서도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QD 잉크, 반사장비 필름, 저굴절 소재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