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LED칩 사업 구조조정

파주 MOCVD 인력, 구미 카메라모듈 사업장으로 재배치 MOCVD 매각 계획도 지지부진...100대 중 절반만 판매

2020-11-11     이기종·이종준 기자
LG이노텍의
LG이노텍이 발광다이오드(LED) 칩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LED 칩 핵심장비는 매각을 시도 중이고 관련 인력 상당수도 다른 사업장에 배치했다.  11일 복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이노텍이 LED 칩 사업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LG이노텍 파주 공장에 있던 유기금속화학증착장비(MOCVD) 인력 중 상당수가 구미 카메라 모듈 사업장에 재배치됐다"고 말했다. 통상적 인력 재배치로 보기엔 MOCVD와 카메라 모듈 사업 사이 연관성이 부족하다. MOCVD는 LED 칩 전 공정의 핵심장비다. MOCVD 인력 충원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파주에 남아있는 MOCVD 가동률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관계자는 "파주 사업장에 있는 MOCVD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LG이노텍 입장에서 MOCVD를 돌릴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지난해 MOCVD 장비를 중국 업체를 상대로 매각을 시도했지만 절반(50여대)도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비가 노후·낙후화해서 매입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LG이노텍이 전국 주요 LED 대리점 십여곳을 상대로 전장, 자외선(UV), 조명용 LED에 들어가는 칩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만 주문을 받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단종이 예정된 칩 제품에 대해 대리점에 미리 알린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이 LED 칩 사업을 축소하면 패키지와 모듈 등 일부 사업만 남는다. 지난해엔 LED 생산능력도 전년비 절반 수준(51.6%)으로 줄었다. 생산실적도 40% 감소했다. 생산시설도 지난해에는 파주와 중국 혜주, 폴란드에 있었지만 올해는 파주와 혜주로 통폐합했다. 파주 사업장은 LED 칩과 패키지 등을 생산해왔다. LG이노텍은 LED 사업 초기 사파이어 웨이퍼부터 LED 칩, 패키지까지 모든 제조 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하지만 이후 LED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5년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을 정리했다. 사파이어 웨이퍼는 LED 칩 기판재료로 사용한다. LG이노텍은 2008년 상장 이후 LED 사업에서 11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08년 이후 LED 사업부에서 발생한 영업손실은 누적 1조원에 육박한다. 중국 LED 업체 부상으로 제품 단가 하락과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은 회사 차원에서 LED 사업을 효율화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차량 및 하이엔드 디스플레이, UV 등 고부가가치  LED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일반 조명 LED 사업은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