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핵심장비 중국 업체로 낙점
CATL에 장비 공급한 리드차이나가 담당
中창저우 공장 대상, EVE에너지 합작사에도 공급할 듯
2019-11-11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창저우 전기차(EV) 배터리 공장 핵심장비를 현지 업체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양사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 대비 성능, 중국 정부와의 관계, 합작사 지분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리드차이나에서 배터리 장비를 공급 받기로 했다. 스태킹(Stacking) 공정용이다. 스택 장비는 조립 공정 내에서 배터리 소재를 자르는 노칭(Notching) 다음에 위치한다. 자른 소재를 지그재그로 접거나 적층하는 역할을 한다. 스택 장비는 생산라인 1개에 2대나 4대가 짝을 지어 들어간다. 같은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LG화학의 사례를 고려했을 때 10대 내외의 장비가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 공장에 선행 공법을 우선 적용한다. 이후 중국, 헝가리, 미국 공장에 비슷한 공법과 장비를 적용하는 전략을 쓴다. 빠르게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서산 2공장의 경우 아직 중국산 스택 장비가 공급된 바 없다. 그런데도 중국 창저우 공장에 리드차이나 장비를 사용한 것은 현지화를 고려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리드차이나는 2002년 설립된 배터리 장비 업체다. 우시에 본사가 있다. 중국 CATL이 최대 고객사다. 배터리 소재를 섞는 믹싱부터 활성화를 위한 포매이션(Formation)에 이르기까지 전·후 공정 장비를 '턴키'로 공급할 수 있다. 전기차용 각형, 원통형 배터리 장비를 주로 잘 만든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 장비도 만든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파우치형 배터리 장비는 아직 턴키로 수주를 진행할 수준은 아니다. 스택 장비만 우선 공급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합작사를 세우기로 한 EVE에너지도 리드차이나의 중요한 고객사 가운데 하나다. CATL과 마찬가지로 주요 핵심장비 대부분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각형 배터리 장비는 리드차이나가 강세"라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리드차이나 본사가 있는 우시에서 장비 공급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SK이노베이션 중국 창저우 공장은 연산 7.5기가와트시(GWh) 규모다. 합작 파트너인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함께 배터리를 만든다. 5799억원이 투자됐다.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은 후이저우에 마련된다. EVE에너지와 합작사를 꾸렸다. EVE에너지가 5억2500만달러(약 6310억원) 규모를 현금으로 출자한다. 양사가 합자회사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