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법정 모독"

ITC에 패소판결 요청 SK이노 "소송에 당당하게 대응"

2019-11-14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EV) 배터리 영업비밀과 특허 침해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됐다"며 조기 패소 판결 등 제재를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여론전에 불과하다며 당당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14일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로 다음날에도 이메일을 통해 자료 삭제를 지시하는 등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증거인멸 행위를 지속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광범위한 증거인멸, 법정모독 행위 등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판결 등 강도 높은 제재를 요청했다. LG화학은 ITC에 A4용지 67쪽 분량의 요청서와 94개 증거 목록을 제출했다. ITC는 13일(현지시간)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LG화학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4월 12일 사내 75개 관련조직에 삭제지시서와 함께 LG화학 관련 파일과 이메일을 목록화한 엑셀시트 75개를 첨부하며 해당 문서를 삭제하라는 이메일을 발송했다. "PC·메일함 등에 있는 경쟁사 자료를 삭제하고 SK미국 법인은 검열·압류가 들어올 수 있으니 더욱 세심하게 봐 달라. 이 메일도 조치 후 삭제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으로부터 탈취한 영업비밀을 이메일 전송과 사내 컨퍼런스 등을 통해 관련 부서에 조직적으로 전파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ITC에 LG화학의 조기 패소 판결 요청에 대응하는 답변서를 조만간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