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유럽 배터리 2공장 투자 추진… 내년 착공 전망

2021년 가동 목표, 투자액 1조2000억원 이상 관측

2019-11-20     이수환 기자
삼성SDI
삼성SDI가 헝가리 괴드에 전기차(EV) 배터리 2공장을 짓기로 하고 구체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지는 1공장 인근에 이미 마련했다. 생산량은 1공장의 3배 정도로 추정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1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1공장은 브라운관(CRT)과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공장을 2016년 배터리용으로 전환한 것이다. 순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목적으로는 짓는 사실상의 첫 신공장이다. BMW, 폭스바겐, 볼보 등 유럽 완성차 업체를 겨냥해 공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유럽 배터리 생산량 확대를 위해 1조2000억원 이상을 헝가리 괴드 공장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공장 캐파(CAPA)는 월 1200만셀(Cell)이다. 현재 1공장 캐파는 월 400만셀이다. 3배 규모다. 2공장은 모두 4단계에 걸쳐 2030년까지 배터리 증설이 이뤄진다. 1단계 투자는 2021년 마무리된다. 1공장을 더해 월 500만셀의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 목표는 1공장과 2공장을 모두 더해 2030년까지 월 1800만셀이다. 1공장이 월 600만셀, 2공장은 월 1200만셀로 잡았다. 이에 따라 월 400만셀의 캐파를 가진 1공장에 2개 생산라인을 더 추가하는 보완 투자도 병행된다. 1공장은 6개 생산라인이 마련돼 있다. 모두 8개의 생산라인을 운용하는 형태다. 신규 생산라인은 배터리 생산 공정이 크게 바뀐다.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택(적층) 방식이 도입된다. 기존에는 각 배터리 소재를 돌돌 말아 넣는 와인딩(Winding) 방식을 이용했다. 스택 방식으로 배터리를 만들려면 양극과 음극 소재를 자르는 노칭(Notching) 장비, 용량에 알맞게 적층하는 스택 장비가 필요하다. 삼성SDI는 필요한 장비 조달처를 확보하고 각 협력사에 발주를 준비하라는 식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칭과 스택 장비 일부는 필옵틱스, 물류 장비 등은 에스에프에이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에프에이는 장비 지원을 위해 헝가리에 따로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지난해 삼성SDI는 2017년보다 2000억원이 더 늘어난 2조원을 배터리 시설투자(CAPEX)에 활용했다. 헝가리 괴드 공장 투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향후 연간 2조원 안팎의 투자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