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스마트폰 ODM 업체, 한국 지사 설립
윙텍·화친·롱치어·중누오, 한국 지사 설립
삼성·LG·부품업체-中본사 가교 역할 전망
2019-11-24 이기종 기자
중국 4대 스마트폰 생산자개발생산(ODM) 업체가 모두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이들 지사는 중국 본사와 국내 스마트폰 업체 및 부품업체 사이 가교 역할을 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윙텍(Wingtech, 闻泰), 화친(Huaqin, 华勤), 롱치어(Longcheer, 龙旗), 중누오(CNCE, 中诺) 등 중국 주요 ODM 업체가 지난 상반기까지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 ODM 스마트폰 생산을 최소 올해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을 세우면서 중국 ODM 업체도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ODM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부터 부품 수급까지 맡고 라벨만 주문자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ODM 업체가 부품 협력사도 결정할 수 있다.
윙텍 등이 지사를 설치한 지역은 경기도 수원(영통)과 화성, 인천 등이다. 수원 영통에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있다. 중국 본사에서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했던 이들 위주로 지사장에 임명됐다.
중국 본사와 국내 지사의 역할은 업체별로 각기 다르다. '본사는 A전자, 지사는 B전자'처럼 역할이 나뉜 곳도 있고, 지사가 두 업체를 모두 상대하는 사례도 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을 모두 ODM 생산하는 업체는 규모가 큰 티어1(Tier-1) 업체인 윙텍과 화친이다. 티어2(Tier-2) 업체인 롱치어와 중누오는 LG전자 스마트폰만 ODM 제작한다.
국내 부품업체도 이들 지사를 통해 부품 공급을 타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등이 당장 내년에는 중국과 인도 시장을 겨냥한 저사양 스마트폰 위주로 ODM 생산할 계획이지만 향후 ODM 적용 제품과 출시국이 늘어날 수 있다. 최근에는 화친의 삼성전자 ODM 스마트폰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윙텍 등은 이미 5G 스마트폰 제작 능력도 갖췄다. 이들 ODM 업체는 중국 내에서 낮은 가격에 부품을 조달할 수 있는 탄탄한 공급망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2위인 화웨이의 중가폰을 ODM 생산한 경우도 있다. 더욱이 제품 완성도가 떨어져도 '일단 출시하고 보는' 중국 내 시장 분위기 덕에 원청업체와 ODM 업체는 신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ODM 스마트폰 생산 1위는 윙텍(9020만대)이다. 다음으로 △화친 8500만대 △롱치어 6000만대 △중누오 1780만대 순이다.
한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내에는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단종), 상반기 갤럭시폴드 스크린 결함(출시 연기) 등을 이유로 급격한 ODM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삼성전자는 내년 ODM 비중을 3억대 중 최대 3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올해 ODM 물량은 10%인 3000만대다. LG전자는 내년에 스마트폰을 3400만대 생산한다. 이 가운데 60%인 2000만대가 ODM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