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방계 한솔테크닉스 삼성전자 TV 외주 생산한다

삼성 스마트폰 이어 TV도 외주생산 계획

2019-12-11     이기종 기자
중국

한솔테크닉스가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외주 생산한다. 내년부터 삼성전자가 TV 외주 생산을 본격 확대하면(관련기사 : 스마트폰 이어… 삼성전자 TV 외주생산 물량 두 배 늘린다) 늘어나는 물량 상당수가 한솔테크닉스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테크닉스는 내년부터 삼성전자 TV 외주 생산 물량을 소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솔테크닉스는 이달 17일 베트남 호치민 현지에 생산법인(Hansol Electronics Vietnam Hochiminhcity)을 설립한다. 지난 6일 이 같은 사실을 공시했다. 초기 출자액은 35억7000만원. 회사는 "액정디스플레이모듈(LCM) 사업 진출을 위한 법인설립 및 출자"라고 설명했다. 외주 생산은 삼성전자에서 TV 사업을 맡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솔테크닉스는 요청을 받은 뒤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사업 추진 및 베트남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LCM은 LCD 패널에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유닛(BLU)을 결합하는 공정을 의미한다. LCM 공정을 마친 LCD 모듈에 껍데기(커버)를 씌우면 완성품 TV가 된다. 한솔테크닉스 베트남 생산법인은 LCM 외 껍데기까지도 씌울 수 있는 라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솔테크닉스의 호치민 자회사는 당장은 (공시처럼) 삼성전자 공급용 LCD TV 모듈을 생산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세트 제작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30인치대 TV를 외주생산하는 중국 업체는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경쟁사"라면서 "이 때문에 한솔테크닉스를 외주생산 업체로 편입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솔테크닉스는 삼성가 방계 한솔그룹 계열사다. 기존 중국, 대만 회사보다 많은 물량이 갈 수 있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연간 수백만대 이상 TV 생산 물량이 한솔테크닉스로 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내년과 내후년 TV 외주생산 물량을 차례로 두 배씩 늘릴 계획이다. 올해 외주 생산 물량은 250만대다. 내년 500만대, 2021년 1000만대까지 확대한다. 삼성전자의 연간 TV 출하량은 4000만대 이상이다. 2021년 전체의 25%를 외주 생산해 비용 절감과 물량 확대를 동시 추구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가 세운 전략이다. 외주 제품도 기존 30인치대에서 40~50인치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 TV 외주생산은 중국 BOE 계열사 BOE VT(高创), KTC(康冠), 대만 암트란(Amtran, 瑞轩)이 맡고 있다. 내년·내후년 삼성전자 외주 TV 물량을 놓고 중국 TPV(冠捷)와 MTC(兆驰) 외 TV 제조업체인 중국 TCL(TCL SCBC), 스카이워스, 콩카(Konka), HKC가 경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솔테크닉스는 이미 2014년부터 삼성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도 수탁제조(EMS)하고 있다. 생산규모는 월 340만대 수준이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해 매출 8418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440억원, 영업이익은 270억원이다. 이 회사 주력 사업은 전원공급장치(파워보드)다. 전체 매출에서 45%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TV용 파워보드 내 한솔테크닉스 점유율은 40% 내외다. 3분기 누적으로 파워보드 매출은 3410억원이다.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파워모듈 매출 3150억원을 넘어섰다. TV 외주생산이 사업이 시작되면 한솔테크닉스 매출 구조가 크게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