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갤S11에 스냅드래곤 865 탑재 확정

두 칩셋간 성능 격차 큰 것으로 판단

2019-12-11     한주엽 기자
삼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믿었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내년 초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1 한국 모델에 삼성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 신형 스냅드래곤을 탑재키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수 년간 국내 시판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엑시노스 AP를 탑재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양사 칩셋간 성능 격차가 커 부득불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내년 초 출시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1 한국 모델에 퀄컴 스냅드래곤 865 모델을 탑재키로 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북미, 중국, 일본 프리미엄 갤럭시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을, 한국과 유럽 모델에 삼성 엑시노스 AP를 탑재해왔다. 내년에는 유럽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 모델에 스냅드래곤 865가 탑재된다. 무선사업부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은 성능 격차 때문으로 전해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퀄컴 스냅드래곤 865와 삼성 엑시노스 990 성능 격차는 상당히 큰 수준이다. 퀄컴은 오는 16일 스냅드래곤 865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외부에 공표할 예정이다.
알려진 사양만 봐도 스냅드래곤 865와 엑시노스 990 차이는 확연하다. 퀄컴은 고성능 CPU 코어로 ARM 코어텍스 A77을 사용한 반면 삼성전자는 현재 시점에선 구형이랄 수 있는 A76을 썼다. 인공지능(AI) 연산 속도는 스냅드래곤 865가 초당 15조회(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 엑시노스 990이 초당 10조회다. 이미지신호처리프로세서(ISP)도 차이가 난다. 스냅드래곤 865의 최대 지원 카메라 화소수가 2억화소인 반면 엑시노스 990은 1억화소대에 그친다. 두 제품 모두 5G 모뎀칩은 통합하지 않은 형태다. 스냅드래곤 865는 대만 TSMC가, 엑시노스 990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7나노 공정 라인에서 생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은 2000만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삼성전자가 약 70% 점유율을 차지하고, 그 중에서도 프리미엄폰 비중이 가장 높다"면서 "물량 측면에선 크지 않지만 본진이 있는 한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퀄컴 칩셋이 들어간다는 것은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드(LTE-A) 통신 기능 지원을 위해 갤럭시 노트3 내수 모델에 스냅드래곤 800을 탑재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그 뒤로는 이번이 첫 사례"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지난 10월 미국 오스틴에 있는 독자 CPU 코어 개발팀을 해체하고 소속 개발자 290여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신형 엑시노스 990에도 해당 팀이 개발한 독자 커스텀 코어가 2개가 ARM CPU 코어와 함께 탑재돼 있다. 무선사업부의 AP 구매 확정 시기와 독자 CPU 코어 개발팀 구조조정 시기가 묘하게 겹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