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패스,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 DDI 공급 확대

LCD 중심 사업구조 탈피

2020-01-02     이종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구동칩 협력업체 아나패스가 중소형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으로의 사업전환에 시동을 건다. 지난 2년간 비주력 스마트폰 모델에서 검증을 거친 아나패스의 DDI(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물량이 올해 큰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에서 OLED용 DDI를 설계할 수 있는 칩 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단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파운드리업체 UMC는 아나패스에서 주문받은 28나노미터 OLED DDI를 곧 양산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하는 OLED 패널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UMC는 매그나칩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용 40나노미터 DDI 물량을 수주했다. 스마트폰 OLED용 DDI패키지는 타이밍컨트롤러(T-CON), 드라이버IC칩, 그래픽메모리, 전력구동부 등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OLED DDI를 대부분 조달해왔다. 올해에는 아나패스 등 외부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아나패스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1개 모델에 OLED DDI를 공급하며 검증을 끝냈다. 매그나칩은 저해상도 중저가 스마트폰용 OLED에 DDI를 공급해왔다. 아나패스는 2018년에 처음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OLED 패널용 DDI를 양산했다. 당시 아나패스의 DDI가 붙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중국 스마트폰 '메이주15 플러스'에 탑재됐다. QHD (1440 x 2560) 해상도의 고급형 모델이었다. 지난해 출시된 일본 소니의 4K(1644 x 3840) 해상도 스마트폰 엑스페리아1에도 아나패스의 DDI로 구동되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탑재됐다. 업계 관계자는 "메이주15 플러스와 엑스페리아1 모두 판매 대수가 많지 않은 비주력 모델"이라고 말했다.  아나패스는 2018년 514억원 매출, 80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전환이 확실시된다. 작년 3분기 누적 실적은 425억원 매출, 133억원 영업손실이었다. 아나패스의 매출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LCD에 공급하는 DDI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LCD용 DDI 40% 가량을 아나패스에서, 나머지를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조달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LCD 생산라인 일부의 가동을 멈췄다. LCD 생산량을 줄이며 지난해 5위였던 TV용 LCD 출하량 순위에서 올해는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나패스는 중소형 OLED용 DDI 진입을 꾀하며 그래픽메모리를 통합칩에서 밖으로 뺀 기술을 제시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그래픽메모리를 통합칩에 포함한 DDI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해왔다.  그래픽메모리 포함 통합칩은 저전력과 전송속도에 강점이지만 칩이 두꺼워진다. 통합칩에서 그래픽메모리를 빼내 밖에 실장하면 칩을 얇게 만들수 있다. 칩의 두께는 얇아지지만 전력과 전송속도에서 손해다. 칩을 얇게 만들수록 디스플레이 베젤(bezel)을 좁히는데 유리하다.   아나패스는 그래픽 메모리를 밖에 실장하면서도 전력과 전송속도를 개선한 새로운 인터페이스 기술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인 미국 SID2017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으로 발표한 바있다. 이 기술이 적용된 DDI를 메이주와 소니 스마트폰 OLED 패널에 공급하며 양산경험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