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퀀텀닷 잉크젯 프린팅 장비 카티바 배제
세계 최초 퀀텀닷 디스플레이 투자…기술 내재화
2020-01-06 이종준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가동 일정으로 장비 선정작업을 하고 있는 QD디스플레이 생산라인 Q1에 미국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팅 장비를 쓰지 않기로 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Q1 라인 양산에 필요한 퀀텀닷(QD) 컬러필터 형성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 5대와 박막인캡(TFE)용 프린팅 장비 2대 모두 국내 장비업체 세메스가 제작·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세메스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다.
잉크젯 프린팅 기술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처음에는 소프트웨어 대응 경쟁력에서 카티바가 세메스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고 가격도 낮게 치고 들어왔었다"며 "기술 내재화 측면에서 세메스에 장비를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QD 컬러필터 형성용 잉크젯 프린팅 장비는 Q1 라인에서 처음 시도되는 핵심 장비 가운데 하나다. Q1 라인에서는 우선 빛발광(PL)용 컬러필터에 쓰이지만 향후 차세대 기술인 전기발광(EL) QD 기술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장비다.
미량의 퀀텀닷 잉크를 원하는 위치에 빠르고 정확하게 3가지 배열로 올리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퀀텀닷 컬러필터에서는 레드(R)·그린(G)에만 빛 변환층을 만들고, 블루자리에는 빈자리를 채우는 오버코트(overcoat) 개념의 물질이 올라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EL QD에는 자발광 화소인 R·G·B 퀀텀닷 각각을 박막트랜지스터(TFT)위에 올리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10월 QD디스플레이 13조1000억원 투자계획에서 "세계 최초 QD디스플레이 투자"라며 "잉크젯 프린팅 설비, 신규 재료 개발 등 QD디스플레이 양산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잉크젯 프린팅 장비뿐 아니라 박막인캡(TFE) 장비까지 세메스에 몰아줬다. 8.5세대(2200mm x 2500mm) TFE 장비는 퀀텀닷디스플레이 하판의 OLED 소자에 수분과 산소로 부터 보호하는 막을 씌우는데 사용된다. 중소형 6세대(1500mm x 1850mm)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는 장비(2분할 1500mm x 925mm)보다 더 넓은 막을 균일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또한 8.5세대 TFE 장비에는 잉크 분산 관련 기술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협력 장비업체 관계자는 "카티바는 현재 회사 존립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며 "직원을 마구 뽑고 방만한 경영을 해, 매출이 없다면 한방에 갈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카티바에 있던 직원 일부도 최근 세메스로 옮겨 갔다"고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삼성벤처투자(SVIC)를 통해 카티바의 D라운드 투자에 참여했다. 카티바는 D라운드를 통해 3800만달러(445억원)를 유치했다.
2년뒤 카티바는 E라운드 투자에서 8800만달러(1030억원) 투자금 모두를 중국계 자본에서 받았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인 BOE를 비롯, 중국 2위 디스플레이업체인 CSOT를 자회사로둔 TCL 그룹, 중국계 사모펀드 레드뷰(Redview)캐피탈 등이 투자자로 나섰다.
카티바 이사진 12명 가운데 적어도 4명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자본 측 인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BOE, TCL, 레드뷰캐피탈을 비롯해 베이징신동넝투자(背景芯功能融资, Beijing Singularity Power Investment)에서 각각 1명씩 카티바의 이사 자리를 맡고 있다. 베이징신동넝투자의 출자자는 BOE, 중국 국가 반도체 펀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