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삼성전자 사장, CES 기조연설서 '경험의 시대 미래기술 비전' 제시
개인-홈-도시로 확장하는 기술 소개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 첫 공개
2020-01-07 이기종 기자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이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20 기조연설에서 미래 경험의 시대를 주도할 기술 비전을 제시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김현석 사장은 향후 10년을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로 정의했다. 김 사장은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제품 소유 자체보다 편리함, 안정, 즐거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험의 시대에는 다양한 개인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바꾸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며 "삼성의 인간 중심 혁신이 과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Companion Robot) '볼리(Ballie)'가 이날 처음 공개됐다. 김 사장은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볼리는 인간 중심 혁신을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 방향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볼리는 공 모양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사용자를 따라 다니고 집안 곳곳을 모니터하며 스마트폰, TV 등과 연동해 다양한 홈 케어를 수행한다.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On-Device AI)' 기능을 탑재해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시큐리티 로봇이나 피트니스 도우미 등으로 기능을 확장할 수 있다.
세브스찬 승 삼성리서치 부사장은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심장질환 재활 프로그램 '하트와이즈(HeartWise)'를 소개했다. 그는 개인 맞춤형 케어 발전에 AI 리더십과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하트와이즈는 모바일 기기로 만성 심장질환 환자 심장 상태를 상시 모니터하고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의료진의 적기 진료로 연결되도록 지원한다. 환자 재입원율을 낮출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 5G, 증강현실(AR) 등 혁신 기술이 개인의 공간을 어떻게 바꾸는지 소개했다.
페데리코 카살레뇨 삼성 북미 디자인혁신센터 센터장은 "집은 사용자 수요에 반응하고 응답하는 생명체"라며 "개인이 모두 집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에 집에도 개인 맞춤형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젬스(GEMS:Gait Enhancing & Motivating System,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를 입은 사용자는 AR 글래스를 쓰고 가상 개인 트레이너에게 맞춤형 피트니스를 받는 것을 시연했다. 시연자는 트레이너로부터 자세 교정을 받고 운동 결과는 모바일 기기을 통해 피드백 된다. AR 영상을 통하면 히말라야 산맥과 물속에서 운동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미래 주방공간에서 소비자가 누리는 경험 진화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냉장고인 '패밀리허브'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짜서 레시피를 추천하고 △가정용 식물재배기가 키운 허브로 음식 맛을 더하며 △AI '삼성봇 셰프'가 요리를 돕는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스마트 시티 비전도 공유했다. 에밀리 베커 삼성 넥스트 전무는 "2050년까지 인구 70%가 도시에서 거주할 것"이라며 "폭발적 성장은 수많은 도전 과제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5G, IoT, 에지 컴퓨팅 등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이 도시 생활에 가져올 변화를 빌딩, 교통, 커뮤니티 등 3가지 분야로 구분해 설명했다.
스마트 빌딩은 에너지 사용 효율화, 오염물질 배출 저감 외에도 거주자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베커 전무는 삼성전자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에 적용할 홈 IoT를 언급하며 거주자가 음성 명령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거나 하나의 앱으로 전기·수도·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과 차량 출입 정보 확인, 스마트 가전제품 조작까지 실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V2X(Vehicle-to-Everything) 구현으로 자동차를 도시 전체와 연결하고 스마트 기기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 커넥티드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하는 스마트 시티 비전도 공유됐다.
김현석 사장은 "삼성의 기술은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궁극 목표가 있다"며 "개인이 안전하게 첨단 기술을 누리도록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착한 기술(Technology for Good)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전 세계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 고객사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