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3배 '급성장'
中4위 업체 궈쉬안 제쳐
2020-01-15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EV) 배터리 출하량이 급증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서산 공장 증설 효과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업체 EV볼륨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출하량이 3.5기가와트시(GWh)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했다. 중국 4위 업체인 궈쉬안(Guoxuan)을 제치고 7위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연간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톱10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배터리 탑재량 기준으로는 8위(2.35GWh)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7위 궈쉬안은 2.98GWh가 예상된다. 9위 리선배터리(1.62GWh), 10위 CALB(1.37GWh)와는 큰 격차다. 안정적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출하량이 상승한 이유는 서산 공장 증설 덕분이다. 2018년 1분기 제2동 생산라인 4/5/6호기 증설, 지난해 8월 7호기까지 증설을 완료했다. 생산 능력을 4.7GWh로 높였다. 가동률도 9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헝가리 코마롬 제1공장(7.5GWh), 중국 창저우 공장(7.5GWh)은 올해 가동 예정이다. 내년부터 배터리 출하량 확대에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2021년에는 AESC를 넘어서 삼성SDI도 사정권에 들어온다. AESC는 일본 닛산자동차와 NEC의 배터리 합작사로 출발했다. 지난해 중국 에너지 기업인 인비전(Envision)에 매각됐다. 이후 특별한 증설 투자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헝가리 괴드 배터리 공장 투자가 진행 중이다. 1공장 보완투자가 2021년 마무리된다. 이 시기 배터리 출하량은 8GWh 내외로 추정된다. 중국, 헝가리 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는 SK이노베이션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019년 배터리 출하량 1위는 중국 CATL(40GWh)이 차지했다. 2위는 파나소닉(35.8GWh), 3위는 LG화학(18.6GWh)이 이름을 올렸다. 상위 3개 기업이 전체 배터리 출하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상위 5개 기업을 더하면 80% 이상이다. 업계에선 톱5 기업까지 살아남고 나머지 업체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배터리 단가를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