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삼성 파운드리 GPE 장비 데모 테스트 통과

올해 양산 공급 기대... 도쿄일렉트론 독점 깨나

2020-01-16     전동엽 기자
메모리 고객사만 보유하고 있던 반도체 장비 업체 테스가 비(非) 메모리 파운드리 분야로 외연을 확대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스는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 라인에 들어간 가스페이즈에칭(GPE) 데모 장비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데모 장비를 넣고 테스트를 통과하면 대부분은 추후 장비 투자 시 발주로 이어진다. 테스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에 GPE 장비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GPE 장비는 플라즈마가 아닌 불산(HF) 가스를 사용해 웨이퍼 표면에 있는 자연 산화막만 선택적으로 깎아낼 수 있다. 플라즈마를 쓰는 건식 식각 장비와 비교해 웨이퍼 표면에 주는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고 산화막만 완전하게 날릴 수 있다. 이 공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플라즈마 건식 식각 방식은 웨이퍼 표면 전체에 고에너지를 가하기 때문에 산화막 뿐 아니라 질화물, 메탈까지 깍아내지만 GPE는 산화막만 선택적으로 깎아낼 수 있다"면서 "공정이 점차 미세화되면서 GPE 방식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그간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GPE 장비만을 사용해왔다. 현재 GPE 장비를 상용화한 회사는 TEL과 테스가 유이하다. 테스는 2010년 GPE 장비 개발에 성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정 라인 시장 진입에는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라인에 TEL과 테스 GPE 장비를 6대 4 비율로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테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라인에 GPE 장비를 넣기 위해 지난 수 년간 역량을 쏟아왔다. 파운드리 공정 라인에 들어가는 장비는 이른바 '맞춤형'으로 제작돼야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 장비를 바꿀 시 파운드리 업체 최종 고객사(퀄컴 등)로부터도 검증을 받아야 한다. 진입 장벽이 높은 대신 한 번 채택되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장비를 공급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공정 라인에 테스 GPE 장비를 넣게 되면 장비 조달처가 이원화된다. TEL과의 장비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테스트 통과건은 국내 제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이른바 '탈일본' 분위기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 힘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테스는 화학기상증착(PECVD) 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GPE 장비는 테스 전체 반도체 장비 매출에서 20% 가량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장비를 공급하면 이 비중은 급격하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