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엠에스, 프리즘시트 불량 '암초' 만났다
화웨이 납품 복합 프리즘시트 불량 발생
지난해 3분기 대손충당금 66억원 설정
중국의 美기업 경계 따른 수혜 희석 우려
2020-01-20 이기종 기자
스마트폰 프리즘시트가 주력인 엘엠에스가 '암초'를 만났다. 화웨이에 공급한 부품에서 불량이 발생해 지난해 3분기 대손충당금 수십억원을 설정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엘엠에스는 지난해 화웨이에 납품한 복합 프리즘시트에서 불량이 발생해 같은해 3분기 대손충당금 66억원을 설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리즘시트는 액정표시장치(LCD) 스마트폰의 백라이트유닛(BLU)에서 화면을 밝게 만드는 부품이다.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에서 나온 빛을 확산시트가 디스플레이 화면이 고루 퍼지게 만들면 이를 더욱 밝게 하는 부품이 프리즘시트다. 복합 프리즘시트는 일반 프리즘시트 두 장을 더 얇게 결합한 부품이다. 엘엠에스는 스마트폰 복합 프리즘시트 시장에서 2014년부터 미국 3M과 시장을 양분해왔다. 두 업체 시장 점유율 합계는 약 78%다.
엘엠에스는 66억원 대손충당금 설정으로 수혜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엘엠에스는 지난해 중국 내 미국 기업 경계감이 커지면서 반사이익을 입었다. 회사가 지난해 3분기까지 올린 누적 매출(1200억원)과 영업이익(280억원)은 모두 2018년 한해 매출(1090억원)과 영업이익(110억원)을 웃돌았다. 회사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반사이익을 본 것 같다"는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3M이 화웨이에 공급하던 물량 일부가 엘엠에스로 넘어왔다는 풀이였다. 대손충당금 66억원은 같은해 3분기 누적 영업익 280억원의 23.6%에 해당하는 수치다.
엘엠에스는 충당금 규모가 유동적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사 요청으로 공급 물량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부품 불량이 발생했다"며 "고객사가 3분기에 '정리할 것은 정리하자'는 입장을 보여 손실충당금으로 66억원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66억원은 재무 관점에서 합리적 수준 충당금"이라면서 "손실보상 규모는 고객사와 지속 협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사와 소송이 벌어지거나 향후 납품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란 내용도 덧붙였다. 화웨이 요청으로 부품 공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했고, 이를 묵인하던 화웨이가 지난해 3분기 들어와서 문제삼기 시작해 합리적 수준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았다는 설명이다. 충당금 규모도 화웨이와 협상을 통해 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 실적과 충당금 규모는 다음달 초는 돼야 나올 전망이다. 엘엠에스 관계자는 "2월 초 정도에 실적 결과 예정치가 나올 계획"이라며 "예정치에서 충당금 설정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회사 매출에서 복합 프리즘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7% 수준이다. 엘엠에스는 삼성전자 저가형 갤럭시M 시리즈에도 복합 프리즘시트를 공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