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무선이어폰 배터리 시장 진출
코인셀 제품 공급 준비
자동차 배터리 매출 70% 성장 목표
2020-01-30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판매가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무선이어폰 시장을 겨냥해 초소형 배터리 사업을 펼친다. 코인셀(단추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올해부터 주요 업체에 공급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30일 삼성SDI는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무선이어폰용 코인셀 배터리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무선이어폰용 초소형 배터리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설투자는 헝가리 괴드 공장 중심으로 진행한다. 구체적인 캐파(CAPA)는 언급하지 않았다. 자난해말 기준으로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캐파를 확보했다고만 밝혔다. 삼성SDI가 GWh 단위로 캐파를 언급한 것도 처음이다.
김헌준 전지 전략마케팅 상무는 "무선이어폰은 코인셀, 핀셀, 초소형 폴리머 등이 쓰이고, 이 가운데 코인셀이 주력이라 보고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메이저 IT와 오디오, 중국 업체 등에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이어폰용 초소형 배터리 시장은 독일 바르타와 LG화학이 양분하고 있다. 바르타는 코인셀, LG화학은 핀셀을 쓴다. 애플은 에어팟1와 에어팟2에선 LG화학 핀셀을, 에어팟 프로에선 바르타 코인셀을 각각 사용했다. 이에 올해 코인셀 시장 비중은 57%로 핀셀(18%)을 압도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다르면 지난해는 핀셀이 48%, 코인셀이 25%, 폴리머가 27% 비중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무선이어폰용 초소형 배터리 시장이 3억셀에서 오는 2025년 12억셀로 연평균성장률이 26% 이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성장률 이상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소형 배터리 시장의 성장 동력이었던 전동공구와 무선청소기 시장이 주춤한 것을 무선이어폰으로 대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체 배터리 사업은 올해 매출 기준으로 70% 성장을 자신했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전자사업부문은 7조711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배터리 사업으로만 매출 9조원 내외 달성이 가능하다. 전자재료부문이 지난해 수준인 2조3781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면 연간 10조원을 넘어 11조원 매출 달성도 노려볼 수 있다.
2019년 삼성SDI는 매출 10조974억원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이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622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35.4% 줄었다. 영업이익 부진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1회성 비용 발생이 결정적이었다. 오는 6월까지 ESS 안전성 강화 조치가 이어진다. 하반기에는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