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삼성SDI와 배터리 핵심소재 합작사 만든다
삼성SDI, 고성능 양극재 확보 차원... 이르면 다음주 발표
2020-02-06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국내 중견 배터리 양극재 회사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를 세우기로 했다. 전기차(EV) 배터리 생산량 확대를 위해 핵심 원재료 조달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SK이노베이션과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도 피를 섞음으로써 안정적인 장기 성장 토대를 마련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조만간 삼성SDI와 배터리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한다. 이르면 다음 주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양사가 합작해서 만든 법인은 포항에 신공장(CAM6)을 마련해 니켈 함유량이 80% 이상인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분 비율은 전해지지 않았다. 양사가 균등 수준으로 가져가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삼성SDI 양극재 라인'으로 불리게 될 CAM6 공장 생산량은 연산 7만톤 규모로 추정된다. 연산 7만톤이면 연간 생산 출하액은 1조원 중반대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추정이다. 지난해 완공한 포항 신공장 CAM5 생산 용량(연산 2만6000톤)의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에코프로비엠이 이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한 자금은 1800억원이었다.
당초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는 단순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CAM6 신공장에서 생산될 양극재 물량을 삼성SDI 전용으로 건내면서 자금을 받는 그림이었다. 그러나 삼성SDI가 최근 헝가리 괴드 배터리 2공장에서 사용할 양극재 물량을 예상보다 늘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공급 계약이 아닌 합작사 설립은 장기적인 관계를 맺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라면서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극재는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과 함께 4대 배터리 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제조 원가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과 향후 4년 간 2조7406억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